[시론-장영수] 김영란법 원案과 정무위案의 차이 기사의 사진
4년을 기다려 국회 정무위를 통과했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국회 통과가 여야 합의에 의해 결정되었다. 그동안 원안에서 정부안으로, 다시 정무위안으로 계속 변경되었던 법안은 정무위안의 형태로 제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논란의 불씨는 아직 남아 있다.

애초에 이 법안이 국민적 관심을 끌게 되었던 이유는 ‘스폰서 검사’ 등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하는 금품수수를 처벌함으로써 공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작 정부에서 소극적이었고, 결국 법안이 국무회의에 상정된 지 2년이 넘어 원안에서 상당히 후퇴된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었지만, 국회에서의 논의 또한 지지부진했다.

상황의 반전은 세월호 사태로 인해 ‘관피아’ 문제 등에 대한 여론이 들끓게 되면서 시작되었고, 국회 정무위에서는 공청회 등을 개최하면서 법안을 대폭 강화하는 수정안을 마련하였다. 이후 법안은 적용 대상을 확대한 형태로 법사위에 넘겨졌지만 이번에는 대상 범위를 과도하게 확대했다는 주장과 함께 위헌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의 핵심은 정무위 수정안에서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까지 포함하는 것이 과도한 제한인지의 여부였다. 일견 부정한 청탁이나 금품수수를 막는데 대상을 제한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 문제될 수 있지만 선물과 뇌물의 구별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정 액수 이상에 대해서는 무조건 처벌하는 법률을 제정함에 있어서는 단계적 접근이 합리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립학교 교원을 적용 대상으로 하는 것을 위헌이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행법상 사립학교 교원은 국공립학교 교원에 준하는 신분과 지위를 보장받고 있으며, 그로 인해 일반노조법이 아닌 교원노조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볼 때 국공립학교 교원이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이 될 경우 사립학교 교원도 적용 대상이 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국공립학교 교원이나 사립학교 교원이나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동질적이고, 예컨대 촌지를 받는 것이 처벌된다면 양쪽 모두에게 적용돼야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언론인의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교원의 경우와 달리 민영언론사에 소속된 언론인을 공영방송에 소속된 언론인에 준해 취급하는 법조항이 없는 상태에서 단지 언론의 공공성만을 이유로 적용을 확대할 경우에는 의사나 변호사 등 다른 직역의 공공성 문제와 관련해 논란의 소지가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와는 별도로 김영란법의 국회 통과 지연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불만이 팽배해 있다는 점이 이번 여야 합의의 직접적 동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들의 청탁이나 금품수수를 규제하는 법이기 때문에 입법에 소극적이라는 인상, 심지어 의도적인 위헌 논란을 만들어 입법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었던 것은 그 불신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규제의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것 자체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어도 적용 대상이 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구별이 확실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적용의 합리성이 담보되어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일부 언론의 Q&A에서 소개된 것처럼 교수에게 장학금 추천을 부탁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식의 적용은 성적장학금이 아닌 가사장학금의 경우 매우 불합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의 국회 통과는 우리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지만 위헌 시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비하는 것에도 지속적 관심이 요망된다.

장영수(고려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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