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윤석헌] 금감원의 ‘종합검사 폐지’ 유감 기사의 사진
지난달 초 청와대는 핀테크 육성, 기술금융의 정착과 확대 그리고 금융감독의 개선 등 세 가지를 금년도 금융 분야 핵심 개혁과제로 제시했다. 지난 연말 공공, 노동, 교육과 더불어 금융을 4대 국정 개혁과제로 선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그리고 그 다음날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감독의 쇄신 및 운영 방향을 발표했는데, 채찍 중심의 검사·감독 시스템을 금융사 자율규제와 시장규제 위주로 바꾸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특히 중장기적으로 종합검사를 축소 내지 폐지하겠다는 선언이 눈에 띄는데, 이것이 어떤 점에서 금융감독의 쇄신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가파른 가계부채 상승세 속에서 금융감독의 독립성 약화와 더불어 금융산업 위험의 증폭을 예고하는 것 같아 우려되기도 한다.

금융감독의 핵심은 건전성 감독과 검사다. 감독 당국은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에 건전성 목표를 제시해 이를 지키도록 요구하며 필요시 유인을 부여한다. 그런데 불완전 정보 하에서 요구가 무시되기도 하고 유인이 왜곡되기도 하면서 위험이 증폭될 수 있다. 그래서 감독 당국이 현장에 가서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종합검사가 바로 이런 기능을 수행한다. 여기서 감독 당국의 직접 확인이 감독제도 전반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필수요인임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종합검사는 감독 당국과 금융회사들 간 소통의 채널을 제공해 현장정보 수집 활성화 및 이를 토대로 감독정책의 효과적 수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현장검사가 금융회사들에 민폐만 끼치는 수준이었다면 이런 부분은 당연히 개선돼야 한다. 또한 현장검사가 관치금융 수단으로 사용되었던 점도 반성할 부분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금감원이 책상 앞에서 모두 파악할 수는 없는 일이므로, 이를 상시검사제로 대체하는 건 올바른 방향이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종합검사의 폐지는 오히려 그 발상 차체를 폐기처분하는 게 옳고, 효율적인 검사 방법을 찾아내는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다.

한편 이러한 감독정책상 혼선은 금융의 산업정책과 감독정책을 함께 책임지는 금융위원회 체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즉 금감원이 상위기구인 금융위의 핀테크 육성 및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 추진에 포획돼 감독기구 본연의 업무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여기서 정부가 핀테크 육성이나 기술금융 확대를 추진하는 것 자체를 나무랄 생각은 없다. 그러나 이를 위해 금융감독을 무력화시키려 한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금융감독이 무력화돼 위험이 확대되면 결국 소비자와 국민의 몫으로 귀착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감독이 국가 위험관리 차원에서 이 문제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으며, 종합검사를 없애는 등 비정상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가뜩이나 추락한 금융감독의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금융감독은 이러한 산업정책에 따른 쏠림 및 부실화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아울러 소비자보호 대책을 마련해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사실 국내 금융권의 보신주의는 과거 오랫동안 관치금융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그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 증세만 고치려 든다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보신주의를 막으려 하는 대신 금융감독의 지배구조를 정비해 금융회사들에 모범을 보이고 아울러 낙하산 인사를 막아 금융회사와 금융산업을 보호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결국은 핀테크와 기술금융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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