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미국의 얼굴’ 서울 한복판서 테러 당했다… 리퍼트 美 대사 세종문화회관 강연장서 피습 기사의 사진
서울 한복판에서 미국이 테러를 당했다. 정부와 여권은 "한·미동맹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며 이번 사건이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강연회에 강연하러 온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진보 성향의 문화운동 단체인 '우리마당' 김기종 대표가 휘두른 과도에 얼굴이 찔려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마크 리퍼트(42)주한 미국대사가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종북(從北) 인사에 의해 테러당하는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주한 외국대사가 국내에서 테러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사는 국가와 대통령을 대신하는 사절로 리퍼트 대사에 대한 테러는 미국과 미국 대통령을 공격한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향후 한·미 관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리퍼트 대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절친한 관계로 ‘오바마의 분신’으로 불린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이념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리퍼트 대사는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서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김기종(55)씨가 휘두른 과도에 얼굴과 손목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간 미묘한 사안들이 많은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악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한 미국의 양비론적 접근, 한·미 간 논란이 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THAAD)체계와 원자력협정 등 현안에 대해 우리 정부 주장이 약화돼 미국 정부의 뜻대로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미국 국민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은 물론 미국 내 반한 감정이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이번 사건을 한·미동맹과는 연관이 없는 ‘단발사건’으로 규정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양국 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범행 당시 김씨는 ‘전쟁반대’ ‘한·미 연합훈련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 2일 시작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에 대한 반발과 웬디 셔먼 미 국부무 정무차관의 한·일 과거사 발언에 대한 불만이 테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의 범행은 일단 개인적인 돌출행동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합진보당 해산, 종북 콘서트를 진행해 온 신은미씨의 추방 등 최근 수세에 몰린 종북세력의 좌절감도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점점 설 곳이 좁아지는 종북세력이 테러 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시도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김씨는 진보 성향의 문화운동단체 ‘우리마당’ 대표로 과거 주한 일본대사에게 시멘트 덩어리를 던져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상습적으로 주한 대사관 직원들을 공격해 왔던 요주의 인물이지만 이날 행사장에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입장해 주요 인사 경호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정부는 리퍼트 대사의 우리 측 신변보호 책임자를 조사해 엄벌키로 했다.

수사 당국은 김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나 경위 등을 파악한 뒤 살인미수 혐의 적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정현수 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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