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르포] 佛 심장부 파리서 95㎞… ‘원전과의 공존’ 기사의 사진
프랑스 상파뉴의 ‘노장 쉬르센’에 있는 원전 모습. 센강 주변의 아름다운 마을에 자리잡은 2개의 원전에서 많은 수증기가 분출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원전을 생활의 일부로 여기며 평온하게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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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샹파뉴 지역의 ‘노장 쉬르센(Nogent-sur-Seine)’ 마을. 센강을 따라 늘어선 아담한 집들 사이로 우뚝 솟은 2개의 원자력발전소 냉각탑은 수증기를 쉴 새 없이 토해내고 있었다. 이 마을과 수도 파리까지의 거리는 95㎞에 불과하다. 프랑스의 심장부에서 원전이 가동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24일 찾은 이 마을엔 주민 6000명 정도가 살고 있다. 마을 한복판에 원전이 있지만 주민들은 개의치 않았다. 가까운 곳에서 소가 풀을 뜯고 있었고, 주민들은 원전의 냉각수를 이용해 농사를 짓거나 화초를 재배했다. 이곳 주민들에게 원전은 위험성을 안고 있는 시설이 아니라 마트, 식당, 미용실, 제과점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의 일부였다.

연간 1700만㎾h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이 원전은 파리의 중심을 관통하며 흐르는 센강의 물을 냉각수로 사용했다. 뜨거워진 핵연료를 식히는 데 사용된 물은 파리시민의 식수원으로 사용됐지만 불만을 표출하는 이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표적인 기피 시설인 원전이 동화 같은 이 마을의 주민 품으로 어떻게 스며들 수 있었을까.

1988년 이곳에 원전이 세워지기까지 우여곡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변에 센강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폭우로 강물이 원전을 덮칠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휴스 페이딘 당시 시장은 워낙 낙후됐던 마을을 살리기 위해 원전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설득했고, 결국 원전 유치에 성공했다. 불안해하는 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원전 운영사인 프랑스전력공사는 현재 주기적으로 안전 검사와 주변 환경 평가를 실시하고, 원자력 안전규제 기관인 원자력안전청은 원전을 불시 점검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점검 결과는 매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지역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신문을 만들어 시청이나 학교 등 공공장소에 비치한다. 지난해 12월 발행된 신문에는 냉각수로 사용된 센강의 온도가 14.6도에서 15도로 올라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0.4도 상승은 허용 가능한 범위다. 이와 별도로 지역주민, 정치인, 기자 등으로 구성된 지역정보위원회라는 민간 기구도 운영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시 관계자, 프랑스전력공사 관계자, 지역주민들이 모여 간담회를 갖는다. 지난달엔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경북 영덕군 관계자와 한국수력원자력 직원이 이곳을 찾아 ‘지역주민 교류법’을 배워가기도 했다.

원전을 투명하게 공개하니 주민들도 불안감이 없었다. 주민 페티야(52·여)씨는 “원전은 이미 우리와 30년 가까이 함께 생활했고 앞으로도 에너지 확보를 위해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샹파뉴=글·사진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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