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유경준] 내년 최저임금이 시급 6000원 되려면 기사의 사진
최저임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재 시간당 5580원인 최저임금을 내년에 6000원으로 7.5% 인상하자는 움직임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은 다양한 기준으로 볼 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다소 낮은 수준에 있는 것으로 판단돼 인상의 필요성은 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2년 동안 7%대의 인상을 했으며, 올해 경기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고율 인상은 기업, 특히 중소기업을 상당히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최저임금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은 소득 불평등도의 증가, 노동소득분배의 하락에 따라 근로자들이 궁핍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에 불어 닥친 피케티 열풍도 최저임금 인상에 한몫하고 있다. 피케티는 최근까지 세계적인 소득 불평등 확대 원인으로 최고세율의 하락과 고소득층의 임금 교섭력 강화, 성과급의 확산 등 제도적인 요인들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장기 침체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융자본의 득세 등으로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을 동시에 경험했다. 따라서 시장적인 요인이 아니라 제도적인 요인에 의해 소득 불평등이 증가하고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한다면 역시 제도적 측면인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이를 억제해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받고 있다.

또한 정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론을 넘어 소득주도 성장론도 제기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론은 기존의 규제개혁을 통한 공급 측면에서의 잠재 산출량 확대라는 전통적인 성장론에 맞서 노동소득 증대에 의한 총수요 확대를 통한 성장을 강조한다. 최저임금의 인상이 한 가지 방안이며, 나아가 소득의 상한선도 법으로 제한하자는 견해도 있다. 2013년 스위스에서는 소득의 최저선과 상한선을 설정하자는 주장 하에 기업 내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최대 임금이 12배를 넘지 못하게 하는 ‘1대 12’ 법안이 국민투표로 제안돼 부결된 바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득주도 성장론이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 수준을 최저임금의 130%로 보고 생활임금이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론의 장점과 한계는 논외로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이 내년에 6000원에 이르려면 다음과 같은 전제들이 심도 있게 고려돼야 할 것이다.

경영계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을 매우 우려하는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의 파급 효과다. 최저임금의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 인상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최저임금은 원하청기업의 하청단가,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나아가 일반 근로자 임금 인상률의 기준이 돼왔다. 따라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최저임금 상승이 전반적인 노동비용의 상승으로 작용하기에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 높은 최저임금의 상승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우리나라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확대돼 경제의 이중구조가 심화돼왔다.

따라서 기업 부담뿐 아니라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해소와 분배 정의 차원에서 최저임금 상승이 대기업 정규직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의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득권의 양보가 있어야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또 최저임금의 인상은 공정거래를 위한 하청단가의 적정화를 위해서 필요한 측면이 있으나 무분별한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을 통제하지 않으면 취약계층의 고용이 위협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이 고려될 때 내년도 6000원의 최저임금이 경제의 이중구조 해소와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증대 및 고용보호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유경준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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