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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책-현앨리스와 그의 시대] ‘한국판 마타하리’의 비극적 생애

정병준/ 돌베개

[손에 잡히는 책-현앨리스와 그의 시대] ‘한국판 마타하리’의 비극적 생애 기사의 사진
독립운동가 현순(1880∼1986) 목사의 맏딸로 하와이 출생 제1호 한국인 현앨리스(1903∼1956?)는 그동안 ‘한국판 마타하리’로 알려졌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미모를 무기로 프랑스와 독일에서 활동한 이중간첩 마타하리에 비교되는 현앨리스는 일제 강점기 중국 상하이에서 박헌영과 여운형으로부터 구애를 받았고 6·25전쟁 당시 중위 신분으로 맥아더 극동사령관 비서로 근무하다 박헌영과 월북한 뒤 미국 간첩이라는 혐의를 받고 북한에서 총살당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정병준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 체코 등에서 찾은 자료를 토대로 ‘역사에 휩쓸려간 비극의 경계인’으로서 현앨리스의 실체를 복원했다. 기독교와 민족주의를 존재론적 기반으로 삼은 그는 한국에서 1919년 3·1운동의 에너지를 마주한 뒤 상하이로 건너가 독립운동과 사회주의 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미군정의 민간통신검열단 소속으로 한국에 다시 들어왔지만 북한 첩자로 몰려 추방됐고, 이후 ‘이념과 사상의 모국’으로 꿈꾼 북한에 갔지만 제거됐다. 저자는 “그가 매료된 것은 사회주의 이념이라기보다는 민족주의와 결합한 사회주의적 이상주의가 뿜어내던 열정과 시대정신이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일본인이나 미국인이 되길 거부하고 해방 한국의 진정한 한국인을 꿈꾼” 그의 삶은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을 증거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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