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비리 수사] 경남기업이 檢 수사 1호 타깃 지목된 이유… “밑져도 본전” 성공불융자 악용 의혹 기사의 사진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검찰이 해외 자원개발 비리 수사의 ‘1호 타깃’으로 경남기업과 한국석유공사를 지목한 이유는 경남기업이 정부의 ‘성공불융자’ 제도를 악용해 저금리 지원금 혜택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에특회계)가 이 융자금의 원천이다.

18일 본격적으로 시작된 검찰 수사는 2005∼2010년 러시아 캄차카 석유광구 탐사에 참여한 경남기업의 특혜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검찰은 경남기업이 자원개발을 명분 삼아 정부의 지원만 받으려 했는지, 컨소시엄 참여 과정에서 석유공사와의 유착 비리는 없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이 최선을 다해 자원개발에 주력했는지, 석유공사의 사업비 처리 과정에서 횡령·배임은 없었는지도 장기적인 규명 대상이다.

◇밑져도 본전 이상…공범 있었나=러시아 캄차카 지역의 ‘티길(Tigil)’ ‘이차(Icha)’ 등 면적 6364㎢ 육상광구에서 시행된 이 사업에는 석유공사(지분 27.5%)를 필두로 경남기업(10.0%), SK가스(7.5%) 등이 2005년 12월 한국 컨소시엄(전체 지분 50.0%)을 이뤄 참여했다. 한국 컨소시엄은 2005∼2009년 광구 탐사에 3000억원가량 투자했다. 하지만 거액 투자에도 별다른 탐사 실적을 내지 못했고, 석유공사는 2010년 10월 사업을 접었다.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에특회계 해택을 받은 경남기업은 유동성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석유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위탁으로 성공불융자 심의를 수행하는 해외자원개발협회의 회장사(社)다. 경남기업이 석유공사를 통해 차입한 성공불융자 자금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155억6773만6000원으로 집계된다. 향후 정부 감면위원회 의결을 거쳐 줄어들 여지도 있는 채무다. 2023년 말 만기인 이 장기차입금의 금리는 정부 방침에 따라 초저금리 수준인 연 0.75%로 유지된다.

이렇다 할 유전 개발 경험이 없는 경남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때 증권가에서는 “탐사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매장량 확인조차 안 된 광구라는 이유였다. 석유공사의 컨소시엄에 끼려는 기업들이 편법을 동원한다는 비판은 그간 국정감사 등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검찰은 경남기업이 컨소시엄에 낀 배경, 기대수익률 저하에도 한국 컨소시엄이 사업을 강행한 이유도 면밀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석유만? 다른 의혹은 없나=러시아 캄차카 석유광구 탐사 사업은 국고 손실 논란을 빚은 지난 정부의 자원외교 사업 중 일부분일 뿐이다. 검찰 관계자는 “석유개발 문제뿐 아니라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한 모든 사안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기업은 다른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서도 비리 의혹을 사고 있다. 니켈 수요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로 한국광물자원공사가 2007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추진한 ‘암바토비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해외 자원외교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광물공사가 2010년 경남기업의 사업 지분을 비싼 값에 매입, 116억원대 손실을 입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사업의 결과는 20억 달러 적자다.

당시 광물공사와 경남기업이 암바토비 사업을 대하는 자세에도 문제가 많았다고 한다. 광물공사 감사실은 2010년 “발전소 건설과 정련시설공사가 지연돼 사업 차질이 발생하는데, 내부 보고체계마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암바토비 발전소 건설공사의 발주자인 다이나텍 마다가스카르는 2012년 완공 지연을 이유로 경남기업,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엔지니어링 등 3사에 113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이경원 정현수 문동성 기자

neosarim@kmib.co.kr

[관련기사 보기]
▶ 경남기업 압수수색 ‘자원외교’ 수사 시동
▶ [자원외교 비리 수사] 경남기업이 檢 수사 1호 타깃 지목된 이유… “밑져도 본전” 성공불융자 악용 의혹
▶ [자원외교 비리 수사-다음 수사 대상] 캐나다 석유개발회사 부실 인수 석유공사 ‘1순위’
▶ 자금난에 압수수색까지… 경남기업 ‘겹악재’ 성완종 회장 수사선상에
▶ “자원확보 위해 불가피” vs “무리한 인수 배경 의심”, 포스코 23건 해외자원개발 실체는…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