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재가동 허용돼도 경제성 떨어지면 사업자가 ‘셧다운’ 기사의 사진
미국 북부 버몬트 지역에 있는 양키 원전. 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2032년까지 가동을 허용했지만 회사 측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말 스스로 폐로를 결정했다.엔터지 홈페이지
미국 인디언 포인트 원전 2기와 3기의 원자로 운영기간은 최초 허가 당시 40년으로 주어졌다. 각각 2013년과 2015년이 마감 시한이다. 인디언 포인트를 운영하는 사업자 엔터지(Entergy)사는 마감 시한보다 훨씬 앞선 2007년 두 원자로에 대한 재심사를 요청했다.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규제기관인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안전성 평가 등을 거쳐 원전을 계속 가동할 수 있다. 현재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전 중 4분의 3가량이 설계수명을 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한 상태다. 하지만 NRC가 계속운전 허가를 했더라도 원전 사업자가 가동 비용 부담이 커지면 폐로(Shut-down)시킬 수 있다. 철저하게 경제적인 논리에 따라 원전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재가동은 흔한 일… 안전성 평가는 수년 전부터=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100기)을 보유한 국가다. 설비 용량도 106GW로 미국 전력 수요의 20%를 차지한다. 하지만 1979년 3월 28일 발생한 TMI(Three Mile Islands)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은 전무한 상황이다.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 동남쪽으로 16㎞ 떨어진 작은 시골마을에서 발생한 TMI 원전 2호기는 최악의 원전 사고로 알려져 있다. 원전 밸브 이상으로 원자로에 물 공급이 중단됐고 이후 운전원의 실수로 압력 완화용 밸브가 잠기지 않았다. 냉각수가 계속 유출되면서 원자로 온도가 급격히 올라갔고 핵연료가 녹아내렸다. 방사성 물질이 대기 중으로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TMI 원전 사고 이후 미국은 신규 원전을 짓는 대신 가동 중인 노후 원전을 유지·보수해 계속 운영토록 하는 방법을 택했다. NRC의 규제도 까다로워졌다. 미국 원전 대부분의 수명연장 논의는 원전 인허가 만료 시점보다 10년 정도 앞서서 진행된다. ‘수명’이라는 개념이 부품 운영의 시한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원전 허가 당시 안전운전을 위한 규제 기한이라는 것이다.

다만 설계수명 당시의 규제 기준이 아니라 원전 계속운전 신청서를 제출할 당시의 안전 규정을 적용받게 된다. 사실상 40년 전에 없던 기준들이기 때문에 훨씬 까다롭고 복잡하다. 원전을 거의 새로 지어야 할 정도로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받는다. 최장 17년이 걸린 경우도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 에너지 전문가 마크 홀트 박사는 “미국에서는 인허가 시점이 만료된 원전이 계속운영 여부를 심사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에 국민들은 연장을 승인했다는 것만으로 안전이 보장됐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철저히 경제성 따져 운영=미국 원전 사업자는 대부분 민간이다. 10개 이상의 원전을 운영하는 사업자도 있지만 1∼2개 원전만을 운영하는 영세 사업자도 있다. 특히 규제기관 심사 기간에는 보통 원전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유지·보수 비용만으로도 부담을 느껴 폐로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말 미국 북부 버몬트 지역 버몬트 양키 원전을 운영하는 엔터지는 폐로를 결정했다. NRC가 2032년까지 가동을 허용한 상태였지만 허가 기간이 17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폐로를 한 것이다. 원인은 경제적인 이유였다. 원전의 경우 안전성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많은데, 최근 천연가스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을 등에 업은 재생에너지의 추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위스콘신주 케와니 원전이 폐로를 결정했고 오는 2019년 뉴저지주 오이스터 크리크 원전도 폐로된다. 까다로운 NRC 안전 규정을 새롭게 적용받아 보수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폐쇄하는 경우도 있다.

원전 사업자인 엑셀은 미네소타주 몬티셀로 원전 계속운전 허가 심사를 받기 위해 노후·구형 부품을 교체하느라 7억4810만 달러(약 8280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당초 계속운전을 위한 인허가 비용으로 엑셀이 예상했던 비용은 3억4600만(약 3830억원) 달러에 불과했다.

엑셀사 관계자는 지난해 미네소타주 행정청문회에 출석해 “노후·구형 부품 교체에 계획보다 많은 돈이 들었지만 발전소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NRC는 2006년 몬티셀로 원전의 계속운전 허가 기간을 2030년으로 연장했지만 엑셀 측은 안전운영을 위한 보수비용으로 인해 첫 회계인 4분기에 1억2500만 달러(약 1384억원) 적자가 예상된다며 추가 공사 비용을 요금에 반영시켜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안전에 대한 검증은 규제기관이 담당하고 원전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철저하게 경제성을 분석해 원전 계속운영 여부를 결정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안전성과 경제성에 관한 원전 사업자 정보는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공개된다. 신청 단계 접수됐던 파일 양식부터 해당 내용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규제기관은 철저하게 안전성 검증만을, 원전 사업자는 비용 분석을 통해 결정한다.

국내에서도 최근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여부를 놓고 규제기관이 안전성을 인정하면 미국 사례처럼 철저하게 경제성을 따져본 뒤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뷰캐넌=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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