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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고달픈 직장인에게 ‘점심시간’이란? “휴식” “감정노동 피할 수 있는 때”

젊을 수록 ‘휴식’에 의미… “밥 먹는 시간” 14%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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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점심시간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밥 먹으려고요? 아닙니다. 직장인 3명 중 2명은 ‘그저 쉬고 싶어서’ 점심시간을 기다립니다.

시장조사 기업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국의 만 19∼59세 남녀 직장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66%(중복응답)가 점심시간의 가장 큰 의미를 ‘휴식’에 두고 있었죠.

대부분 직장인은 일찍 출근하고 야근이 잦아 저녁시간마저 부족하죠. 겨우 한 시간 남짓한 점심시간이 금쪽같은 시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냥 ‘밥 먹는 시간’이라는 응답은 14.3%에 그쳤습니다.

특히 젊은 직장인(20대 70.7%, 30대 68.4%)이 점심시간을 휴식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높았습니다. 장년층인 40대와 50대는 모두 62.8%였거든요.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다가 ‘감정노동’이 눈에 띄었습니다. 3명 중 1명꼴인 32.8%가 점심시간을 ‘감정노동을 피하는 시간’이라고 응답한 겁니다. 20대 여성 직장인의 경우에는 절반가량(49.1%)이 직장에서 겪는 감정노동을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는 시간으로 점심시간을 꼽았습니다.

감정노동이란 배우가 연기를 하듯 직업상 속내를 감춘 채 미소를 띤 얼굴과 부드러운 몸짓으로 고객을 대하는 것을 말합니다. 은행원, 승무원, 전화상담원처럼 직접 고객을 응대하면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서비스해야 하는 직업이 대표적입니다.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우울한 상태가 이어지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스마일마스크 증후군’에 걸리기 십상이죠.

그런데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직장인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닙니다. 직장상사와 회사동료에게도 표정을 함부로 드러낼 수 없는 게 현실이죠. 속마음을 들켰다가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그래서 직장인, 특히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 직장인들은 점심시간만이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은 겁니다.

식사장소를 정할 때도 절반가량(47%)은 가까운 곳을 가격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빨리 식사를 해결하고 휴식시간을 확보하고 싶다는 속마음이 보입니다.

기업문화가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로 변하고 있지만 아직 멀었습니다. 직장인에게 회사는 삶의 터전이지만 어렵고 거북한 곳이기도 합니다. 전날 야근으로 피로하거나 거래처와의 업무 때문에 과음을 했거나 출근길에 파김치가 된 날의 점심시간은 휴식과 충전의 기회입니다. 소중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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