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김병삼] 요리하는 남자, 원조는 예수님 기사의 사진
배우 차승원의 ‘차줌마’(차승원+아줌마) 열풍이 대단하다. 모 온라인 쇼핑몰에 의하면 최근 3개월간 즉석요리, 통조림, 커피믹스, 냉동식품 등 가공식품군 매출은 지난해보다 24% 감소했지만 잡곡, 천연 조미료, 장류 등 신선식품군 매출은 46% 증가했다. 특이한 점은 주방용품과 식기 카테고리에서 남성 고객의 매출이 130%나 늘었다는 것이다. 여성 매출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다. 또한 요리하는 남자가 대세인 것을 증명하듯 젊은 여자들에게 호감 가는 남자 1순위도 요리하는 남자가 차지했다.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이 불러일으킨 요리하는 남자 열풍은 차승원의 수고와 따뜻한 마음 때문이다. 그 따뜻함이 시청자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우리 마음에 아련히 떠오르는 ‘엄마’의 모습에는 음식을 준비하던 따뜻한 수고가 겹쳐지기 때문은 아닐까. 이런 추세로 간다면 다음 세대 아이들의 마음에는 엄마보다 ‘요리하는 아빠’의 이미지가 자리 잡을 확률이 높다.

초대교회 기독교 이미지는 ‘환대’

AD 361∼363년 로마의 황제였던 줄리안은 ‘배교자 줄리안’이라 불린다. 이교의 부흥을 꿈꿨던 줄리안은 기독교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수차례 이방 제사장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전략은 기독교를 본받는 것이었다. 그의 편지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가 있는데, ‘환대(hospitality)’라는 말이다. 줄리안의 눈에 비친 기독교인들은 다른 종교를 가진 이방인에게도 친절하게 대하며 음식을 대접했는데, 그것을 기독교 부흥의 원인으로 보았던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70∼80년대 한국교회가 급성장을 경험하기 전에도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진 기독교의 이미지 역시 친절과 환대였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에 교회를 가면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고, 당시 가난했던 교회들이 고아원과 양로원을 찾아가 음식을 나누고 위문공연을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국교회의 성장과 더불어 친절한 교회의 이미지를 잃어버렸다.

힘든 일에 헌신하는 고난주간이었으면

수난주간을 지나며 많은 사람이 예수님의 고난을 생각하며 금식한다. 음식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듯하지만, 성경에는 먹고 먹이는 이야기가 참 많이 등장한다. 예수님을 따르는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위해 잔치를 베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먹는 이야기의 압권은 5000명의 무리를 먹이고도 남았던 오병이어의 기적이다. 물론 예수님의 사역 목적이 먹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먹는 것에 열광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후, 사랑하는 제자들은 다 옛 생활로 돌아갔다. 서로의 믿음이 깨어진 참으로 민망한 순간에 예수님이 제자들을 찾아가셨다. 예수님은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를 잡으려고 그물질하다 피곤함에 지쳐 육지로 올라온 제자들을 위해 조반을 지어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다른 어떤 말보다도 음식을 만들어 주셨던 예수님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었던 것 같다. 비약일까? 음식을 대접받은 제자들은 다시 사명자로 헌신하게 된다.

음식을 만들고 나누는 것이 참 힘들어진 각박한 세상에서 우리는 산다. 그래서 누군가를 위해 수고가 필요한 요리에 열광하는 듯하다. 고난주간에 금식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때 누군가에게는 비난받을 수도 있는 발칙한 상상을 한다. 누군가를 배려하는 마음과 몸의 수고로 작은 음식을 만들어 나누는 의미 있는 고난주간을 보내고 부활을 맞이하면 어떨까. 예수님을 생각하는 고난은 금식만이 아니라 자신이 하기 힘든 일에 기꺼이 헌신하는 일이기도 하다. “예수님은 요리하는 남자!” 이 시대에 한 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김병삼 만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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