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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 친해지기] (14) 산수유와 생강나무

[풀·꽃·나무 친해지기] (14) 산수유와 생강나무 기사의 사진
생강나무(왼쪽)와 산수유. 필자 제공
겨울 끝자락에 피는 매화를 제외하면 산수유가 봄에 가장 먼저 노란 꽃을 피운다. 최근 들어 꽃 피는 시기의 간격이 점점 좁혀지고 있는 추세지만 산수유 다음으로 개나리, 목련, 벚나무 순으로 꽃이 핀다.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릴 즈음이면 산에는 산수유와 모양과 크기가 비슷한 생강나무 꽃이 핀다. 마을의 봄이 산수유로부터 온다면 산의 봄은 생강나무로부터 온다고 할 수 있다. 산수유와 생강나무는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피고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무다. 잎과 수피는 차이가 확연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꽃도 자세히 보면 서로 다르지만 꽃만으로 이 둘을 구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나무는 사는 곳이 다르다. 또 산수유는 층층나무과, 생강나무는 녹나무과로 분류계통도 완전히 다르다.

지금은 조경수로 더 각광받는 산수유는 사람의 손길을 벗어난 자연에서는 볼 수 없다. 삼국유사에도 등장할 만큼 약용식물로서 우리 민족과 함께한 세월이 길지만 한국 자생물이 아니고 중국에서 들여온 식물이다. 구례 산동이나 양평 이천 등 산수유마을에서 보듯 사람이 심어서 키우던 산수유가 마을 인근 양지바른 개울가나 산비탈로 탈출해 군락을 이루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사람의 손을 타지 않는 자연에서 자생하는 산수유가 발견된 적이 없다.

반면 생강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고유식물이다. 산수유와 달리 생강나무는 양지바른 곳은 물론이고 반음지인 숲 속에서도 잘 산다. 뿐만 아니라 식물사회학적으로 생강나무는 신갈나무와 함께 한반도 온대 낙엽활엽수림을 특징짓는 지표종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숲을 대표하는 관목이다. 강원도 등에서는 생강나무를 동백이라고 하는데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서 주인공인 ‘나’와 ‘점순이’가 처음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 나오는 노랑 동백꽃도 생강나무요, 옛날 여인의 머리를 다듬던 동백기름도 까만 생강나무 열매를 짠 기름이다.

최영선(자연환경조사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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