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⑧ 건양대 김안과 망막병원 김종우 교수팀] 희망 찾아주는 ‘최첨단 캠프’ 기사의 사진
건양대 김안과 망막병원 김종우(왼쪽 네 번째) 교수팀이 5층 안과검사실에서 당뇨병성망막증 환자의 망막혈관 분포 사진을 보며 어떻게 치료하는 게 좋을지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최종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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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은 눈의 가장 안쪽, 시신경 다발이 연결되는 부위에 자리 잡은 조직이다. 황반변성, 망막박리, 당뇨망막병증 등 실명위험이 높은 중증 안질환이 발생한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망막질환에 걸리면 실명한다고 믿을 정도로 망막은 안과의사에게 불가침의 영역이었다. 그만큼 망막 수술의 실패율이 높았다는 뜻이다.

건양대 김안과 망막병원장 김종우(63) 교수는 불가침의 영역에 도전해 남다른 결실을 맺었다. 그는 일찍이 마땅한 치료법이 없다는 이유로 다른 의사들이 외면하는 망막질환자 돌보기를 필생의 업으로 삼았다. 당연히 그의 망막수술의 성공률은 국내 다른 의사를 압도했다.

아시아 최대 안과 전문병원인 김안과병원은 1998년 국내 최초로 망막센터를 개원했다. 그리고 10년 뒤 이 센터는 지상 6층, 지하 3층 규모인 세계 최초 망막병원으로 성장했다. 김 교수는 망막센터와 망막병원의 개원과 발전을 선도적으로 이끈 개척자이자 산증인이다.

김 교수는 “단일 안질환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병원을 연다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면서 “하지만 진료능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겠다는 자부심이 지금의 망막병원을 만든 원동력으로 작동했다”고 회고했다.

망막질환은 실명과 직결되는 안질환이기 때문에 진료할 때 풍부한 경험과 많은 임상데이터가 필요하다. 현재 김안과 망막병원엔 김 교수를 비롯해 망막 전문의 16명이 포진해 있다. 병원을 찾는 망막질환자는 짧아도 10년 이상 임상경험을 가진 망막 전임의의 진료와 수술을 언제든지 받을 수 있다. 사실 망막질환은 여러 안과진료 분야 중 수련기간이 가장 길고 다루기도 힘든 영역이다. 국내 유수의 대학병원조차 전임의 숫자가 전공의를 포함해도 많아봤자 10명 정도밖에 안 된다. 이를 감안하면 망막 전문의 16명은 놀라운 일이다.

2014년 기준 김안과 망막병원은 연간 진료환자 13만6000여명, 수술 및 안내(眼內) 약물 주입시술 1만2000여건, 레이저치료 4800여건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안질환자 500∼600명이 망막병원을 찾고 있고, 하루 평균 60명 안팎이 망막수술이나 안내 주입술, 레이저 치료를 받는 셈이다.

망막질환 관련 연구성과도 독보적이다. 김 교수팀은 ‘아메리칸 저널 오브 옵쌀몰로지’(AJO), ‘인베스티게이티브 옵쌀몰로지 앤드 비주얼 사이언스’(IOVS) 등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에 해마다 20여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망막질환을 퇴치하려는 의료진의 열정뿐 아니라 엄청난 임상데이터 축적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망막질환을 극복하는데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 환자가 실명 직전 말기에 이를 때까지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더욱이 망막을 전문적으로 살펴보고 치료하는 의료장비와 의료진을 갖추지 않으면 조기진단 및 치료조차 어렵다.

김안과 망막병원은 2001년부터 핫라인의사(DHL)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이를 이용하면 동네 안과에서 규모가 큰 대학병원으로 갈 때 꼭 거쳐야 하는 진료예약과 수속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 전담 간호사가 모든 수속을 대행, 내원과 동시에 수술 등 처치가 가능하도록 완벽하게 준비하는 까닭이다.

한쪽 눈이 실명한 상태에서 다른 눈만 사용해야 하는 경우를 ‘라스트 아이(last eye)’라고 한다. 마지막 눈이라는 뜻이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마지막 희망’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망막은 이 마지막 희망이 채워지는 곳이다. 사물을 인식하는 눈의 스크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한쪽 눈만 겨우 0.1 정도의 시력이 나오는 환자가 적절한 처치 및 수술 후 밝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됐을 때 가장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며 “각종 망막질환에 의한 실명을 막아 환자들이 소중한 일상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의사로서의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김안과 망막병원은 세계 1위 안과병원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이를 위한 노력이 지난 2일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획득한 것이다. 이 병원은 장차 초(超) 고령화시대 망막질환자 급증에 대비해 양질의 전문 의료진을 더욱 확보하고 병원 규모도 더 키울 계획이다. 전문성의 차별화를 위해 세부 망막질환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특수클리닉도 만들 계획이다. 고도근시클리닉, 포도막염클리닉, 유전성 망막 클리닉, 안외상 클리닉 등이 그것이다.

김 교수는 “국내 최대 임상 경험과 최신 망막 질환 연구 및 치료성과를 바탕으로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여 망막질환 극복을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을 다짐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 김종우 교수는

195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1971년 서울고, 1977년 서울의대를 졸업했다. 서울대병원 안과 망막 전임의를 거쳐 1985년부터 김안과병원에서 망막질환자를 돌보고 있다.

김 교수는 이재흥 전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정흠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등과 함께 우리나라 망막질환 진단·치료 분야 개척자로 통한다. 당뇨망막증, 망막박리증 치료에 사용되는 ‘광각유리체절제술’을 처음 도입했고, 망막질환자를 가장 많이 치료한 의사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만큼 최고 수준의 임상경험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2002년 김안과병원장, 2006년 건양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건양대 의대 안과 교수 겸 김안과 망막병원장을 맡고 있다. 2010년부터 5년째다. 2012∼2013년 한국망막학회 회장을 지냈다.

김안과병원 및 건양대학교 설립자이자 총장인 김희수(87·연세의대 졸) 박사가 손위 처남이다. 서울대병원 오병희(심장내과), 안혁(흉부외과), 정준기(핵의학과), 조광현(피부과) 교수는 입학·졸업 동기다.

골프 외엔 특별히 하는 운동이 없다. 최근 30년간 거의 매일 저녁식사 때 소주 반 병 정도를 반주로 곁들이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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