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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나무 친해지기] (15) 밟혀도 일어나는 민들레

[풀·꽃·나무 친해지기] (15) 밟혀도 일어나는 민들레 기사의 사진
흰민들레(왼쪽) 서양민들레
‘앉은뱅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풀은 밟혀도 다시 꿋꿋하게 일어난다고 하여 흔히 민초(民草)로 비유되는 친숙한 식물이다.

민들레는 여러해살이풀로 작은 꽃들이 모여 한 송이를 이루는데 이는 매개곤충의 눈길을 끌기 위한 국화과 식물의 공통된 특징이다. 국화과는 쌍떡잎식물 중에서는 가장 진화된 식물로 우리나라에만 400종 가까이, 세계적으론 2만여종이 있을 정도로 분화가 많이 된 식물이다. 민들레만 해도 우리나라 고유종으로 노란 꽃이 피는 민들레, 좀민들레, 산민들레와 흰 꽃이 피는 흰민들레, 털민들레 등이 있고 귀화식물로 서양민들레와 붉은씨서양민들레가 있다.

고유종과 귀화종은 꽃을 받치고 있는 꽃싸개잎의 모양으로 구분된다. 꽃송이에 달라붙어 꽃을 받치고 있으면 토종, 뒤로 뒤집어져 있으면 귀화종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사는 붉은씨서양민들레가 도시를 주무대로 퍼져 있는 도시형이라면 서양민들레와 흰민들레는 농촌형 민들레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고유종 민들레는 희귀식물이 된 지 오래다.

토종 민들레가 귀화종에 밀려 희귀종이 된 건 번식력 때문이다. 토종 민들레꽃은 대개 하루 만에 시드는 데다 매개곤충을 통한 딴꽃가루받이를 하는 충매화의 특성이 강하다. 반면 서양민들레들은 밤낮으로 꽃이 열리고 닫히면서 자기꽃가루받이를 할 뿐 아니라 꽃가루 입자가 작아 매개곤충 없이 바람을 타고 가루받이를 할 수 있는 풍매화의 특성을 갖는다. 게다가 서양민들레는 봄철에 한 번만 꽃이 피는 토종 민들레와 달리 연중 피고지고를 반복해 다섯 번까지 씨앗을 생산한다.

흔히 민들레 씨앗을 홀씨라고 부르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민들레 씨앗에 갓털이 붙어 있어 바람을 타고 멀리 퍼져나가기는 하지만 분명 씨앗이고 꽃이 피지 않는 식물(양치식물 등)이 바람에 날려 퍼뜨리는 생식세포인 홀씨(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영선(자연환경조사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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