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유경준] 공무원연금 모수개혁(더 내고 덜 받는 개혁)에 머물러선 안돼 기사의 사진
공무원연금 개혁이 길을 잃고 있다. 1년 전 세월호 사건 이후 관피아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정점에 달했을 때와 비교하여 관심은 줄었고, 공무원노조의 저항은 더 거세지고 있다. 당시 국민연금에 비해 평균 4배가 넘는 연금액이 지급되고 있고 그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년 수조원의 세금이 들어가고 있는 공무원연금은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 분위기였다. 따라서 재정적자 축소와 민관형평성 제고 차원에서 공무원연금의 심도 있는 개혁은 최우선적 사명이었다. 지금도 공무원연금의 문제점은 바뀐 것은 없으나 여러 단계 논의과정을 거치면서 개혁 내용이 퇴색되고 있어 걱정스럽다.

연금의 개혁방법은 구조개혁과 모수개혁 그리고 이 둘을 동시에 가미하는 방법이 있다. 구조개혁은 현재의 공무원연금과 퇴직수당을 받는 제도를 일반 근로자들과 같이 국민연금을 받고 퇴직금을 받게 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모수개혁은 현재의 공무원연금과 퇴직수당의 구조는 그대로 두고 보험요율과 연(年)지급률 등 수치를 조정하는 방안을 의미한다.

현재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보다 지급률 측면에서 1.5배 이상 받고 있다. 만기가 되었을 때 국민연금은 1년 가입하면 생애평균임금의 1.25%를 받아 40년 가입하면 생애평균임금의 50%를 지급받는다. 공무원연금의 연지급률은 1.9%로 40년 가입하면 생애평균임금의 76%를 받는다. 한편 현재의 공무원연금 보험료는 국가와 공무원이 각각 7%씩 모두 14%를 내고 있다. 그러나 연금보험료는 각각 10%씩 모두 20%를 내더라도 재정적자가 없는 수지균형의 연지급률은 1.25%이다. 이는 보험료를 각각 7%에서 각각 10%로 올려도 연지급률 1.25%를 초과한다면 공무원연금 적자는 기존의 것에 더하여 점점 더 불어난다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공무원연금의 보험료는 증가시키되 수지균형의 수준으로 연지급률도 줄이는 것은 당연한 개혁의 방향이다.

현재 언급되는 다양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구조개혁을 중심으로 신구 공무원에 대하여 서로 다른 두 가지 방안을 분리 적용하거나 기존의 구조는 그냥 두고 모수개혁만을 담고 있다. 문제는 요즘 들어 개혁안이 모수개혁에 치중돼 원래의 개혁방향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무원의 퇴직수당이 민간의 퇴직금에 비해 대략 40% 수준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연지급률 1.65%로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셈이 복잡해진다고 해서 보험료 각각 10%, 연지급률 1.25%의 수지균형의 기준은 달라질 수 없으며, 구조개혁이 필요한 상황을 모수의 수정만으로 얼버무리려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한 번의 개혁으로 연금적자의 완전한 해소나 국민연금과의 통합을 할 수 없다면 이번 개혁안은 미래를 지향하는 나름의 합목적성은 가져야 할 것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기본 방향은 구조개혁을 통해 국민연금과의 통합성을 지향해야 한다. 현재의 국민연금도 퇴직 후 노후를 대비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액수이지만 덜 내고 더 받는 적자의 구조이다. 향후 적정한 노후보장을 위해서는 국민연금의 보험료도 상당히 올려야 하는 개혁과제를 가지고 있다.

또한 연금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모든 공무원에 대하여 보험요율도 10% 이상으로 올려야 할 것이다. 여기에 공무원의 적정한 노후생활과 공무원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보험료를 정부가 추가로 부담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구조개혁과 모수의 조정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모두 충족돼야 민관형평성 제고와 재정적자 축소라는 초심을 지킬 수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현실에 안주하려는 더 이상의 방황은 없어야 할 것이다.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