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명품마을을 가다] (2) 경북 포항시 죽장면 상옥참느리마을 기사의 사진
경북 포항시 상옥마을 인근 산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300여 가구가 사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인 이 곳은 다양한 친환경 사업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연간 5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상옥마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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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서포항 IC를 지나 경북 포항시 죽장면쪽으로 20여분 시골 도로를 달린 뒤 10여분 더 꼬불꼬불한 산길 도로를 타고 올라가자 상옥참느리마을(이하 상옥마을)이 나타났다. 신라시대 때부터 전란을 피해온 사람들과 화전민 등이 정착해 형성된 마을로 알려진 이 곳은 행정구역상 상옥1·2리와 하옥리를 포함하고 있다. 가운데 모여 있는 낮은 집들 주변으로 과수원, 논·밭이 산 쪽으로 펼쳐져 있는 특별할 것 없는 전형적인 분지 산골마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마을을 안내하던 서상욱(52) 상옥슬로우시티영농조합 대표는 “해발 400m 이상의 높은 분지에 형성된 마을에 300여 가구, 5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며 “상옥슬로우시티영농조합은 연간 5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고 전체 농가의 20∼30%가 연간 1억원 정도의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을 돌아본 뒤 서 대표의 안내를 받아 상옥1·2리 경계에 있는 상옥슬로우시티영농조합법인 사무실(센터)로 갔다. 사무실 바로 옆에는 800㎡ 규모의 창고 2개가 있었다. 한곳은 농민들이 함께 사과 등 농산물을 선별하는 선별장이고 다른 한 곳은 썰매 등을 보관하는 창고였다. 창고 옆에는 마을 주민들이 회의를 하는 장소도 있었다. 서 대표는 “이곳이 상옥마을의 모든 것을 의논하고 결정하는 사령탑”이라고 설명했다.

상옥마을이 잘 사는 농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2006년부터 시작된 상옥친환경농업지구 조성사업(상옥슬로우시티 사업) 덕분이다. 원래 상옥마을의 농산물은 일교차가 심한 고랭지 기후의 영향으로 병해충이 적고 당도가 높아 품질이 좋기로 유명했다. 사과, 토마토가 전체 재배작물의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사과가 유명한 마을이었다. 주민들은 농산물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단순한 생산·판매만으로는 더 나은 수익을 내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마침 새 농촌 사업 모델을 찾던 포항시가 이런 상옥마을을 적극 지원하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당시 300여 가구 중 180여 가구가 참여해 2006년 11월 상옥슬로우시티추진위원회를 설립했고, 2007년 6월 상옥슬로우시티영농조합법인을 만들었다. 2008년 10월에는 마을 농산물 상표인 ‘뒙느리’ 상표도 등록해 본격적인 마을 발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후 상옥슬로우시티영농조합은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모두 사들여 공동으로 선별 작업을 한 뒤 소비자에게 판매했다. 또 전국 유일 전체농가·농경지 친환경농업 선언, 특산물 사과·토마토를 기반으로 한 가공식품(약과·월병·식혜·견과류·영양떡·식초 등) 개발·판매, 청정농산물을 배달하는 꾸러미 사업 실시, G마켓 등 온라인 판매, 체험 행사 등을 통해 지구 내 농가소득을 향상시켰다.

상옥마을은 자연환경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2008년부터 논 1만㎡에 얼음을 얼려 썰매장을 만들었고 매년 3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올 만큼 인기 코스로 자리 잡았다. 주민들은 썰매 대여, 농산품 판매 등으로 한해 1억원(순수익 3000여만 원)의 부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 또 청정마을 이미지도 홍보하고 있다.

2013년부터 열린 사과농장체험캠핑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과수원에 텐트 40여동을 설치해 사과 품평회, 사과따기 체험, 토마토 주스 만들기, 카트 타기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행사로 모집 광고가 나는 동시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상옥마을은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농업 전진기지로 선정돼 한 단계 더 발전할 기회도 맞았다. 앞으로 상옥마을은 삼성그룹과 함께 ‘상옥 스마일빌리지’ 조성을 위한 ‘스마트 팜(FARM)’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다. ‘패션(Fashion)’ ‘예술(Art)’ ‘휴식(Rest)’ ‘음악(Music)’의 영문 첫 글자를 따 만든 프로젝트 이름처럼 농업에 문화가 스며드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게 된다.

스마일 표시가 들어간 디자인의 스마일 사과, 입 냄새를 막는 향기 나는 키스사과, 그린음악과 함께 자란 토마토 등 이야기와 색깔이 있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스낵, 샴페인, 팩(미용분야) 등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 예정이다. 또 스마일 사과 재배(체험), 전세계 사과음악 청취, 사과펜션 등 다양한 문화와 이벤트가 개최되는 ‘스마일 사과 마을’도 조성한다.

이은우(67) 상옥1리 이장은 “주민들이 그동안 노력해 이룬 성과 위에 다시 한번 마을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주민들도 창조농업 전진기지 선정에 대해 기대감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포항=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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