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위 저 소나무’도 재선충 신음 기사의 사진
서울시 관계자들이 17일 용산구 남산의 소나무 한 그루가 소나무재선충(材線蟲)병에 감염된 사실이 최종 확인됨에 따라 재선충병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주변의 베어낸 나무들을 치우고 있다.연합뉴스
치료약이 없어 감염되면 소나무를 100% 고사시키는 재선충병이 서울 중심부까지 침투했다. 애국가에 등장하는 남산의 소나무가 타깃이 됐다.

서울시는 시 일원에 고사가 진행 중이거나 고사가 의심되는 소나무, 잣나무를 국립산림과학원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용산구 남산 소나무 한 그루에서 재선충병 감염이 최종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서울 지역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것은 2007년 노원구(소나무 1그루), 2014년 성북구(잣나무 10그루)에 이어 세 번째다.

이에 따라 시는 산림청과 긴급방제대책회의를 열고 재선충병이 발생한 용산구 지역에 대해 산림청 국유림영림단(80명)과 서울시 산림병해충특별방제단(25명)을 투입해 긴급방제를 실시했다.

또 소나무재선충병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반경 3㎞ 이내 나무들을 정밀 예찰하고, 반출금지구역(반경 2㎞)을 지정해 소나무류(소나무 잣나무 해송)의 이동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또 피해 발생지 주변에 매개충 살충을 위한 약제 방제를 실시하고, 모니터링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소나무재선충병 확산을 방지할 계획이다. 매개충 살충 약제는 ‘누에’(누에나방의 유충)에 장기간 독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산림과학원은 밝혔다.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되는 수종은 소나무 해송 잣나무 등 소나무류다. 감염경로는 크기 1㎜ 이내의 실 같은 선충이 매개충의 몸 안에 서식하다 새순을 갉아먹을 때 상처 부위를 통해 나무에 침입한다. 재선충은 증식을 통해 수분 및 양분의 이동 통로를 막아 침입 6일째부터 감염된 나무 잎이 처지기 시작하고 30일 후에는 잎이 급속하게 붉은색으로 변하며 고사한다.

매개충은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가 있다. 남부지방에서는 솔수염하늘소가 주로 소나무에 피해를 주고, 북부지방에서는 북방수염하늘소가 주로 잣나무에 피해를 준다. 하지만 이번 서울에서 감염된 소나무는 이례적으로 북방수염하늘소가 재선충을 매개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소나무 재선충병 발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정밀 역학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1988년 부산에서 처음 발생한 소나무 재선충병은 2005년 관리를 강화하면서 잠시 줄었으나 최근 급격히 확산되는 추세다. 올해 3월 현재 피해 고사목이 154만 그루에 달하고 있어 소나무림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산림청의 재선충병 구제·예방사업 예산은 오히려 줄고 있다. 산림청이 국회 예산 정책처에 제출한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사업 연도별 재정투입 계획’에 따르면 올해 442억원, 2016년과 2017년 각각 391억원, 2018년과 2019년 각각 324억원으로 계속 감액될 예정이다.

현재 국회에는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사업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를 명확히 하고 재선충병 피해가 심각하게 발생하거나 국가 중요 지역 등에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국가에서 직접 방제사업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소나무재선충병방제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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