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르포] 脫원전 독일, 딜레마에 빠졌다…  전기요금 치솟아 서민들 ‘한숨’ 기사의 사진
볼프 디터 마이젤씨가 지난달 27일 독일 작센주 라이프치히시 라데펠트에 위치한 자신의 인쇄소에서 2011년과 지난해 전기요금 통지서를 들어 보이며 최근 전기료 급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차로 4시간을 달리면 작센주 남부에 위치한 라이프치히(Leipzig)시가 눈앞에 펼쳐진다.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서박람회가 열릴 만큼 인쇄업과 출판으로 유명한 도시다.

볼프 디터 마이젤(64)씨는 라이프치히 외곽 라데펠트 지역에서 4대째 인쇄업을 하고 있다. 1990년 통일이 되기 전만 해도 이곳은 동독이었다. 마이젤씨는 1994년 조그마한 인쇄소를 열었다. 약 100㎡ 규모에 3대의 인쇄기가 전부지만 1년에 400만건의 인쇄물을 찍어낸다.

지난달 27일 찾은 인쇄소는 분주했다. 4명의 직원이 지역 내 축제를 홍보하는 책자를 인쇄한 뒤 분류하고 있었다. 물량이 많아 인쇄기는 거의 24시간 돌아간다고 한다. 마이젤씨는 “매년 주문이 늘고 있어 온 가족이 인쇄소에서 일한다”고 소개했다.

이런 마이젤씨에게 걱정거리가 생겼다. 5년 전부터 치솟기 시작한 전기료 때문이다. 2010년 ㎾당 21.78유로였던 전기료는 지난해 26.66유로로 올랐다. 22%나 뛴 셈이다. 월 평균 2640㎾의 전기를 써서 인쇄기를 돌리는 마이젤씨는 지난해 매달 평균 971유로를 전기료로 냈다. 2011년(523유로)에 비해 배 가까이 올랐다. 문제는 앞으로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객이 직접 전력회사를 선택하는 독일이지만 거의 모든 회사가 비슷한 추세로 올랐다고 한다. 일부러 절전형 일본 인쇄기를 구입하는 등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역부족이다. 마이젤씨는 전기료 통지서를 보여준 뒤 “통일이 된 이후로 전기료가 이렇게 많이 뛴 적은 없었다”며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기료 상승은 독일의 원전 폐쇄 정책에 기인한다. 1970년대부터 원전 폐쇄에 대한 여론이 형성된 독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당시 운영되던 원전 17기의 가동을 2022년까지 중단키로 결정했다. 8기는 이미 문을 닫았다. 정부는 발전 비중의 16%가량을 차지하던 원전의 자리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00년 ‘재생에너지법’을 제정하고 발전차액지원제도(FIT·Feed-in Tariff)도 도입했다. 전력회사가 정부에서 정한 가격에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구입하는 대신 정부의 지원을 받아 원가를 보전하는 방식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키우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덕분에 독일의 에너지 생산 비중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27%(지난해 기준)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값싼’ 에너지인 원전 대신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비싼’ 전기로 인해 국민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마이젤씨는 “에너지 효율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원전을 없애는 게 능사는 아닌 것 같다”면서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국민 부담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 아니냐”고 반문했다.

라이프치히=글·사진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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