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태양광·빗물 통 ‘에너지 절약’ 몸에 뱄다…‘에너지2000’ 샤웁 대표의 하루 기사의 사진
만프레트 샤웁 환경단체 ‘에너지2000’ 대표가 지난달 23일 독일 헤센주 볼프하겐시에 위치한 자신의 집 앞에서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독일 헤센주 볼프하겐시에 사는 만프레트 샤웁(55)씨는 오후 10시가 넘어가면 집안의 전등을 대부분 끈다. 대신 촛불 등을 사용해 책을 읽거나 한다. 환경단체 ‘에너지2000’ 대표인 그는 “독일 사람들에겐 에너지 절약이 습관화되어 있다”며 “어렸을 때부터 불필요한 불을 끄고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고 가르친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방문한 샤웁씨 집은 난방도 기름을 쓰지 않는다. 나무를 잘게 자른 톱밥을 태운 열로 대신한다. 창고 한편에 마련된 공간을 톱밥으로 꽉 채우면 4t에 달한다. 한겨울을 날 수 있는 양이다. 그나마도 영하 20도 가까운 추위가 아니면 보일러도 잘 틀지 않는다. 대신 두꺼운 옷을 여러 겹 껴입는다. 3년 전 들여온 톱밥이 아직도 가득 남아 있는 이유다.

출입구 바로 옆엔 1m 높이의 ‘통’이 눈에 띄었다. 화장실 청소에 쓸 빗물을 받는 용도다. 1m당 6∼7유로에 달하는 상수도 값을 절약하기 위해서다. 가전제품 중 가장 많은 전기를 쓰는 식기세척기는 하루에 한 번만 돌린다.

왜 이렇게 아낄까. 독일은 2011년 본격적인 탈원전 정책을 펴기 전부터 전기료가 비쌌다. 재생에너지법에 따라 1㎾h의 전기를 쓸 때마다 내야 하는 재생에너지 분담금이 1998년 0.08센트에서 2013년 5.28센트로 점차 늘었기 때문이다. 똑같은 양을 썼을 경우 전기료가 한국보다 3배가량 비싸다. 그렇게 ‘절약’은 독일에서 세금 폭탄을 피하는 필수적인 생활 습관이 됐다. 샤웁 대표는 “독일에서 원전이 사라져도 에너지 수급이 우려되지 않는 이유는 시민들의 절약정신 때문”이라며 “한국 사람들은 그만큼의 의지와 각오가 있는가” 하고 반문했다.

2층짜리 흙 담을 두른 집의 지붕에는 번쩍이는 유리모양 패널 25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2년 전 1만2600유로(약 1461만원)를 들여 설치한 태양광 설비다. 설치비용 대부분은 볼프하겐시에서 지원을 받았다.

운영 방식은 이렇다. 새벽부터 오전 7시까진 전력회사와 계약한 일반 전기를 쓴다. 오전 8시 해가 뜨면 태양광 설비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데워 온수로 사용한다. 집 뒤편의 창고에 설치된 장치에는 시시각각 태양열을 통해 얼마나 전기가 생산되는지 기록된다. 남은 전기는 전력회사 등에 팔 수도 있다.

그는 집에서 8㎞ 떨어진 사무실에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곤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그는 “차는 보통 집에 세워두고 거의 타지 않는다”며 웃었다. 사무실 직원 12명도 거리가 먼 곳에 사는 이들을 제외하고 모두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볼프하겐=글·사진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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