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이승한] 정권 실세들의 거짓말 기사의 사진
인간은 정말 부패하고 나약한 존재인가.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리스트에 올라 있는 인사들은 처음엔 하나같이 성 회장을 “잘 모른다” “만난 적이 없다” “돈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완구 전 총리는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말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지위와 경력을 앞세워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당당하던 권위와 존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무엇이 그들을 초라한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는가. 정당하지 못한 관계 때문일 것이다. 성 전 회장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가다. 그가 정치인에게 접근하고 정치에 몸담은 것은 정치와 돈의 유착관계를 생리적으로 잘 알기 때문이다.

정치는 돈이 필요했고, 기업가는 돈으로 권력을 살 필요가 있었다.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기업가 정신과 부패한 정치인들의 마피아식 카르텔이 이번 성완종 리스트로 드러난 것이다. 성경은 권력자들을 향해 “너는 재판을 굽게 하지 말며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며 또 뇌물을 받지 말라 뇌물은 지혜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의인의 말을 굽게 하느니라(신 16:19)”고 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정권 실세들의 거짓말은 참으로 국민들을 우울하게 만들었다. 열심히 일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은 그들처럼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검은 거래를 할 돈도 없고, 돈으로 권력을 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권력 실세들의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을 보면서 인간은 정말 부패하고 나약한 존재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짓말이 넘쳐나는 세상, 왜 인간은 곧 드러날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일까.

인류 역사를 볼 때 거짓말은 아담의 때, 곧 인류창조 역사와 그 길이가 같다. 에덴동산 가운데 있는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뱀의 유혹에 넘어간 하와가 아담과 함께 선악과를 먹었다. 선악과는 아담과 하와의 눈을 밝게 했고, 두 사람은 자신들의 죄를 감추기 위해 하나님의 낮을 피해 숨는 이상행동을 보였다.

그리고 선악과를 왜 먹었느냐는 말에 아담 부부는 핑계를 대며 잘못을 남에게 돌렸다.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아담 부부는 에덴에서 쫓겨나고, 그들의 죄는 결국 장남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는 살인으로 이어졌다. 가인은 아벨을 찾는 하나님께 아벨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은 이처럼 죄가 있는 사람에서 나오게 돼있다. 아무리 거짓말로 발뺌해도 죄를 덮을 수 없다. 거짓말은 드러나게 되기 때문이다. 정치와 돈의 속성상 아무런 대가없이 거액의 돈을 정치인에게 건네는 기업가가 있을까. 기업가가 건네는 그 큰 돈을 존경과 감사의 뜻으로 여겨 받았다면 그는 바보다.

우리 사회에 거짓이 만연되어 있다. 정계 관계 법조계 종교계 학계 등 사회 곳곳에 거짓의 악한 영이 퍼져 있다.

이번 성완종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은 거짓말과 부패에서 벗어나는 회개운동을 벌여야 한다. 정직을 머리띠로 삼고, 돈과의 검은 유착 고리를 끊고, 나라를 깨끗하고 정직하게 이끌고 갈 책무를 이마에 새겨야 한다. 하나님은 자유 의지와 양심이라는 필터를 인간의 DNA에 심어놓았다. 양심에 따라 선악을 구별하고, 선을 행하도록 해 놓았다. 지성이나 이성보다 영성이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위대하고 존엄한 영적 존재로 불린다.

한 마디 거짓말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거짓말을 양산해낸다. 정치 지도자들이 먼저 회개하고 사회 전반의 부패를 청산하는 일에 나서주길 바란다.

이승한 종교국장 s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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