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르포] 獨, 소금광산에 묻은 核폐기물 ‘비상’ 기사의 사진
지난 3월 24일 독일 렘링겐 아세 소금광산 지하 750m 지점에 설치된 차단문 모습. 광산이 핵폐기물 저장소로 지정된 1967년 이후 1293개의 드럼통에 담긴 중준위 폐기물이 저장돼 있다.
독일 니더작센주(州) 중동부에 위치한 볼펜뷔텔은 인구 5만여명이 사는 소도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고서 소장 도서관 중 하나인 ‘아우구스트 공작 도서관’과 바로크 양식으로 건축된 ‘볼펜뷔텔성’이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식품산업이 발달한 식품의 도시이기도 하다.

8년 전 볼펜뷔텔 시민들에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시 인근에 위치한 아세(ASSE)Ⅱ 소금광산의 소금이 녹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면서다. 1900년대 중반까지 광산으로 운영되던 이곳은 1967년 핵폐기물 저장소가 됐다. 독일 정부는 원전 작업 중 발생한 오염된 작업복 등의 방사성 폐기물을 아세 광산에 묻기로 결정했다. 소금이 방사능을 차단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1978년까지 11년 동안 광산 시절 파놓은 갱도 중 지하 800m 아래 12곳에 10만t이 넘는 중저준위 폐기물이 차곡차곡 쌓였다.

40여년이 지난 지금, 결과적으로 독일 정부의 선택은 틀린 것으로 판명났다. 어디서 유입되는지 모를 지하수가 광산 전역에 퍼졌다. 소금이 녹고 광산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물을 모아 버리고, 광산 내 텅 빈 공간을 시멘트로 채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극심해졌다. 5년간 방사능 전문가, 지역주민 등과 논의를 거친 독일 정부는 결국 2033년부터 광산에 묻은 방사성 폐기물을 전부 꺼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확히 얼마의 예산과 인력, 시간이 필요한지는 아무도 모른다. 2050년이 되어야 비로소 폐기물 운반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사 중 방사능이 외부로 누출될 위험도 여전히 남아 있다.

지상으로 끌어올린 폐기물을 어디로 운반할지도 아직 확실치 않다. 정식으로 완공된 핵폐기물 저장소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1979년 독일 정부는 당시 동독과 서독의 접경인 고어레벤 지역에 방사성 폐기물 종합처리장을 건설키로 하고 1986년부터 지질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시민과 환경운동가가 결집해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였고 2013년 독일 연방정부와 의회는 2031년까지 새 부지를 선정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없애기로 한 독일의 경우 ‘사용후 핵연료’로 대표되는 고준위 폐기물 처리 문제는 더 심각하다. 내년까지 지질학적으로 지형이 깊고, 사용하던 광산을 제외한 추천 지역을 선정해야 하는데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는 중이다. 폐기물 저장소가 확정되지 않으면 원전 폐쇄 시기도 자연스레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나 슈텔이에스 독일연방 방사선보호청 대변인은 지난 3월24일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원전이 남긴 흔적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온 독일의 관심사인데 부지 선정부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진정한 원전 폐쇄는 핵폐기물 처리 문제가 해결됐을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펜뷔텔·렘링겐=글·사진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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