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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 본 베니스비엔날레 D-6] 한국 현대미술, ‘물의 도시’에 핀다

올해 개관 20주년 맞은 한국관 임수정 출연 영상설치 작품 선봬… 국제전엔 6년 만에 한국작가 참여

[미리 가 본 베니스비엔날레 D-6] 한국 현대미술, ‘물의 도시’에 핀다 기사의 사진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전시될 영상설치작품 ‘축지법과 비행술’의 한 장면. 배우 임수정이 주인공을 연기하고 의상은 패션디자이너 정구호가 맡았다(왼쪽 사진). 2011년 한국관에 선보인 미디어 아티스트 이용백의 작품 ‘피에타’.문화예술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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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은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독일관 대표 자격이었다. 한국은 86년부터 참여해왔으나 국가관 없이 이탈리아관에서 ‘셋방살이’하듯 전시하던 시절이었다. 수상의 영광을 안았지만 못내 비감했던 백남준은 당시 베니스 시장에게 남북 공동 전시를 제안하며 한국관 개관 의사를 피력했다. 개최 장소인 자르디니 공원에 국가관을 세울 공간이 부족하다던 주최 측도 솔깃했다. 마침내 95년 건축가 김석철의 설계로 한국관이 개관했다. 27번째 국가관이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 사망이라는 정치적 변수로 인해 남북 공동 전시는 아쉽게도 성사되지 못했다.

120년 역사의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가 9일(현지시간) 공식 개막돼 11월 22일(프리뷰 5월6∼8일)까지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해 전시는 한국관 개관 20주년이라 더 각별하다.

◇한국관=미래의 어느 날, ‘현대미술의 상징’ 베니스 전체가 물에 잠겼다.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해 한국관만 섬처럼 살아남았다. 현대미술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한국관에서 전시될 ‘축지법과 비행술’이라는 제목의 영상설치 작품은 이런 질문에 대한 모색이다. 45세 동갑내기 이숙경 커미셔너(영국 테이트미술관 큐레이터)와 문경원·전준호 작가가 맡았다. 배우 임수정이 한국관에서 미술의 미래를 모색하는 주인공을 연기한다. 기획자 이씨는 “한국관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한 인물이 겪는 이상한 경험과 의도된 만남을 통해 미술에 내재한 새로운 가능성과 비전을 표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참가하는 그레나다, 모리셔스, 몽골, 모잠비크, 세이셸공화국을 포함해 89개국이 국가관 전시를 통해 자국 미술을 뽐낸다.

◇국제전=국가관이 경쟁을 유도하는 장이라면, 국제전은 전시감독의 지휘 아래 각국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하모니의 장이다. 나이지리아 출신 오쿠이 엔위저(52)가 전시감독을 맡은 올해의 전시 주제는 ‘모든 세계의 미래’다. 2007년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으로 활동해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 엔위저는 “지난 200년간 일어난 급진적 변화는 예술가, 작가 등에게 새롭고 매혹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해 왔다”며 “예술이 ‘현재’와 맺어가는 관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이 같은 주제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본전시라고도 불리는 국제전에는 53개국 136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한국 작가로는 김아영(36)·남화연(36)·임흥순(46)이 초청됐다. 한국 작가의 본전시 초청은 6년만이다. 김아영은 중동 근로자로 일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설치 퍼포먼스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 기름을 드립니다, 쉘’을 선보인다. 남화연은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투기를 소재로 한 영상작품 ‘욕망의 식물학’을, 임흥순은 아시아 여성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 작품 ‘위로공단’을 각각 내놓았다.

◇병행전=요즘 한창 뜨고 있는 단색화가 베니스에 진출했다. 벨기에 보고시안재단이 주최하고 국제갤러리가 후원해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 이우환, 고(故) 정창섭 등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5월 7일∼8월 15일). 상하이 히말라야 뮤지엄 주최로 이매리 작가의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5월 7일∼8월 4일)가 예정돼 있다.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이 작가는 ‘인간의 삶과 역사’를 주제로 한 2개의 작품을 전시한다.

22개국 40명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나인드래곤헤즈 주최 전시에는 한국작가 10여명이 함께한다. 이이남, 한호, 박기웅, 이명일, 차수진, 남홍 등은 ‘개인적인 구축물’이라는 주제로 그룹전을 마련했다. 비엔날레 재단의 승인을 받아 열리는 병행전은 베니스 곳곳에 44건이 마련돼 있다.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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