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윤창현] 핀테크를 새 융합산업으로 기사의 사진
최근 핀테크 분야가 상당 부분 각광받고 있다. 이는 금융(Finance)의 ‘Fin’과 기술(Technology)의 ‘Tech’를 결합시킨 단어인데 IT 기술을 이용해 금융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하는 분야다. 주로 IT 기술과 관련한 모바일 소셜미디어 SNS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연결 활용하여 결제, 송금, 소액대출, 크라우드펀딩, 빅데이터 활용 분야, 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 분야에 엄청난 투자가 가속화되는 등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영국이 단연 돋보인다.

2013년 기준 영국 핀테크 시장의 총수입은 200억 파운드이고 그중 신생 핀테크의 비중이 18%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최근 유럽 전역에서 핀테크 관련 신생 기업의 절반가량이 영국에서 탄생하고 있는데 송금 결제 리스크 관리, 자산 관리, 소액대출 등 대부분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배경에는 영국 정부가 있다. 영국 정부는 런던 동쪽에 테크시티라는 거대한 클러스터를 조성해 IT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핀테크 분야에 상당 부분 진력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런던이 금융 중심지인 점이 상당 부분 도움이 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전문 대출기관인 ‘비즈니스 뱅크’를 이용, 신생 기업과 엔젤투자자들에 대해 지원하고 감세를 해주는가 하면 금융감독 기구인 FCA의 경우 ‘프로젝트 이노베이트’라는 이름의 팀을 신설해 신생 기업 설립과 규제 개선에 힘 쏟고 있다. 그런가하면 ‘원캐나다스퀘어’라는 빌딩의 꼭대기 층인 39층을 신생 기업들이 사용토록 하는 ‘레벨39 프로젝트’도 작동 중이다.

특히 HSBC나 바클레이즈 등 대형 금융사들이 입주사들에 대해 대규모 보조금 지원과 함께 경영 자문을 하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핀테크 관련 신생 분야 기업들과 기존 금융회사들 간에 자율적으로 적절한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판교에 핀테크센터를 설립,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우리의 금융규제 수준이 상당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진 IT 분야 기업들이 핀테크 분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금융 규제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고 이로 인해 다양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핀테크 분야를 새로운 융합산업으로 보아 특별법 제정을 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달성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또한 핀테크 관련 클러스터를 금융의 중심지인 여의도에도 조성하는 것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영국의 레벨39 프로젝트 같은 접근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증권 분야에서만 6000여명이 직장을 떠났다. 이들 중에는 금융과 IT 전문가가 다수 포함돼 있는데 이들을 핀테크 분야로 유도할 수 있다면 상당한 성과가 기대된다.

창조경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 가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서 새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 핀테크는 이 정의에 아주 잘 어울리는 분야다. 지금 세계적 저성장 기조가 정착되는 이유 중 하나가 자동차나 전기의 등장 같은 메가톤급 수준의 혁신이 부족한 게 이유라는 지적도 있다. 비록 핀테크 분야가 메가톤급은 아니어도 상당한 고급 수준의 혁신이 될 수 있다면 혁신의 부재 시대에 이를 적극 추진할 가치가 있다. 정부와 민간 모두 분발해 새로운 도전에 동참할 때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전 금융硏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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