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주목! 이 클리닉] ⑬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김상욱 교수팀 기사의 사진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의료진. 앞줄 왼쪽부터 순환기내과 이왕수 교수·김태호 교수, 흉부외과 조대윤 교수, 순환기내과 김상욱(센터장) 교수·신승용 교수. 중앙대병원 제공
지난 1월 중순 어느 날 새벽 중앙대병원 응급실. 잠을 자다 갑자기 극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정모(71)씨가 119구급차에 실려 왔다. 정씨는 이미 호흡이 멎은 상태였다. 의료진은 황급히 심폐소생술을 시행, 가까스로 숨길을 다시 여는 데 성공했다.

급성심근경색으로 판단한 의료진은 즉시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해 좌심실 주 관상동맥이 막혀 있음을 확인하고 응급 스텐트삽입술(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수술)을 실시했다. 이어 에크모(ECMO) 시술까지 하고 나서 정씨를 중환자실로 옮겼다. 에크모는 기능이 떨어진 심장을 대신해 정맥의 혈액을 몸 밖으로 꺼내 산소가 충분한 동맥혈로 변환시킨 다음 다시 넣어주는 인공 심폐기다. 정씨가 겪은 급성심근경색은 성인 돌연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힐 만큼 무서운 질환이다.

정씨는 한 달 뒤 중앙대병원에서 뇌사자가 기증한 심장까지 이식 받고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다. 지금은 “덤으로 얻은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정씨가 죽다 살아난 급성심근경색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보내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콜레스테롤 등으로 이루어진 죽상경화반(粥狀硬化瘢)에 의해 갑자기 막히는 병이다.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장근육으로 가는 혈류 공급이 차단되고, 심장근육이 급속히 손상돼 괴사한다.

심근경색 위험을 높이는 죽상동맥경화는 젊을 때 시작돼 나이가 들면서 심해진다. 관상동맥 협착증은 남자는 45세 이후, 여자는 55세 이후나 폐경기 이후부터 본격화된다. 흡연,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당뇨와 같은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위험은 배가된다.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김상욱(50·심장혈관·부정맥센터장) 교수는 “흉통, 구토, 구역질, 호흡곤란,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급성심근경색증을 의심해 지체하지 말고 119구급차를 불러 가까운 병원에서 가능한 한 빨리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3년 국내 종합병원 및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급성심근경색증 진료와 및 경피적 관상동맥중재(PCI) 시술의 적정성을 평가했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는 이 평가에서 최고 수준인 1등급 인증을 받았다.

평가 결과 이 센터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PCI) 시술을 통해 심근경색 환자의 막힌 심장혈관을 뚫어 혈류를 재개시키기까지 평균 60분밖에 안 걸렸다. 미국심장학회가 통상적으로 권고하는 90분, 심지어 응급치료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골든타임인 120분보다 30∼60분빠른 기록이다.

뿐만이 아니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입원한 환자가 30일 이내 사망하는 비율도 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조사 발표한 국내 병원의 입원 30일 내 평균사망률(7.0%)과 비교할 때 평균 1.7%포인트 낮은 비율이다. 급성심근경색증 환자가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를 찾으면 생존 가능성을 그만틈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가 중증 급성심근경색증 환자를 살리는 신흥 메카로 부상하기까지는 김 교수를 중심으로 흉부외과 홍준화(44) 교수, 순환기내과 신승용(39) 교수 등 의료진 60여명이 견고하게 구축한 팀워크가 큰 힘이 됐다. 홍 교수는 한국인 의사 최초로 미국 메이요 클리닉 심장외과에서 펠로우(임상의)를 지낸 비후성심근증 수술 전문가다. 신 교수는 김 교수와 더불어 부정맥 치료 경험을 다양하게 쌓은 전문가 중 전문가로 꼽힌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는 올해 초 3차원 심장혈관조영기 ‘GE 이노바520’, 부정맥 치료기 ‘카르토3’ 시스템, 심장혈관 광내시경 OCT 등 초정밀 디지털의료장비를 추가 도입해 심방세동, 발작성 빈맥, 심실 빈맥 등 고난이도 부정맥의 조기진단 및 치료율을 더욱 높였다. 또 2010년부터 미국 메이요 클리닉과 심장혈관질환에 관한 국제협력·회의기구 ‘코러스(CHORUS)를 결성, 해마다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긴밀한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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