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립스틱] 글로벌 공룡 ‘샤넬’ 중저가 무명 브랜드에 완패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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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 보이고 싶으면 빨간 립스틱만 바르면 됩니다. 머리도 감지 않고 다른 화장도 할 필요 없지요.”

영화 ‘레미제라블’(2012)의 코제트 역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듬뿍 받은 할리우드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지난해 방한했을 때 밝힌 뷰티 비법은 빨간 립스틱이었다.

일반 여성들도 민낯을 가릴 수 있는 단 한가지의 화장품을 꼽으라면 립스틱을 들 것이다. 그만큼 립스틱은 메이크업의 필수품이다. 여성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사용하는 립스틱, 어떤 제품이 좋은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평가해봤다.

◇유통 경로별 베스트 제품 평가=평가 대상 제품을 정하기 위해 롯데백화점과 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 영,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베스트 제품 5개씩을 추천받았다.

롯데백화점 잡화부문 바이어 조을이씨는 맥, 입생로랑, 나스, 바비브라운, 샤넬 립스틱을 베스트 제품으로 소개했다. 올리브 영의 머천다이저 최현주씨는 클리오, 손앤박, 페리페라, 엘르걸, 로레알 파리 브랜드의 립스틱들이 잘 나간다고 했다. 11번가는 4월 19일부터 5월 20일까지 매출 순위 5위 제품을 추천했다. 디올, 맥, 클리오, 에스쁘아, 라네즈 립스틱이었다.

유통채널 3곳 중 2곳에서 동시 추천한 맥(미네랄라이즈 리치 립스틱)과 클리오(버진 키스 텐션 립) 제품을 우선 선정했다. 다음은 추천제품 중 최고가인 샤넬(루즈 알뤼르 루미너스 인테스 립컬러)과 최저가인 페리페라(루즈 팡) 립스틱을 골랐다. 마지막으로 전문가용 메이크업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는 에스쁘아(노웨어 G) 립스틱을 추가했다. 제품은 최대한 비슷한 질감과 색깔로 골랐다.

◇전문가의 상대평가로 진행=평가는 국제대학교 뷰티디자인 계열 박선영 교수, 이경민 포레 안미나 부원장, AnG클리닉 안지현 원장, ‘생활 미용-그동안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의 저자 최윤정씨,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현정씨(브레인파이 대표·이상 가나다순)가 맡았다.

브랜드에 대한 선입관을 없애기 위해 제품의 적당량을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 20일 평가자들에게 보냈다. 평가는 립스틱 입자의 굵기(텍스처), 균일하게 쉽게 발리는지(발림성), 바른 뒤 들뜨지는 않는지(착색력), 색깔이 잘 발현되는지(발색력), 색상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지(지속력) 등을 각각 평가한 다음 1차 총 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의 전성분에 대한 평가를 했다. 가격을 공개한 다음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됐다.

◇무명 중저가 브랜드에 무릎 꿇은 샤넬=전문가 평가 결과 국내 색조 화장품 업계 최강자로 꼽히는 글로벌 브랜드 샤넬이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최고가 수입 브랜드 샤넬은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중저가 브랜드 페리페라 립스틱에 완패했다.

샤넬 립스틱은 그 명성답게 가격도 제일 높았다. 샤넬은 3.5g에 4만1000원(g당 1만1714원)이나 했다. 4.3g에 1만원인 페리페라(g당 2326원)보다 5배 이상 비쌌으나 점수는 절반에도 못 미쳤다. 최종평가에서 샤넬은 5점 만점에 2.0을 받았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40점으로 낙제점이다. 페리페라는 4.2(84)점으로 이번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샤넬 립스틱은전 평가 항목에서 페리페라에 뒤졌다.

샤넬 립스틱은 텍스처(2.6)와 발색력(2.4), 성분평가(1.8)에서 최하점을 기록했다. 평가자들은 좋지 않은 화학성분이 들어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탈크’ 성분이 문제였다. 안지현 원장은 25일 “탈크는 국제 암 연구 기관이 ‘발암 의심 물질’로 구분한 성분”이라면서 “석면이 없는 탈크인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섬유형 탈크인지 구분할 수 없어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석면이 없는 탈크는 비발암성 물질로 분류된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단체들은 1990년대초 탈크를 사용한 모든 화장품에 발암위험성 경고 표시를 할 것을 주장했다.

샤넬에 수모를 안겨 주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한 페리페라는 발림성(4.0), 착색력(4.4)에서 최고점을 기록했다. 성분공개 후 2위에 머물렀으나 ‘착한 가격’ 덕분에 최종평가에서 1위로 올라섰다. 박선영 교수는 “전체적으로 품질이 뛰어난 데다 성분 배합도 우수하고 가격도 합리적”이라면서 최종평가에서 최고점을 주었다.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 맥 립스틱(3.6g·3만3000원)은 최종평가에서 2위를 차지해 체면을 지켰다. 하지만 착색력(1.6), 발색력(2.4), 지속력(2.0) 등에서 최저점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박 교수는 “발림성과 발색력이 낮아 립스틱을 여러 번 덧발라야 했다”고 지적했다. 1차 총 평가에서도 3위에 머물렀으나 성분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점수를 만회했다. 안미나 부원장은 “피마자 오일, 라놀린 오일 등 안정적인 보습제와 천연 오일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면서 5점을 주었다.

3위를 차지한 에스쁘와 립스틱(3.5g·1만9000원)은 1차 총평가(1.8)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으나 성분평가(3.6)에서 2위로 올라섰다. 성분 평가에서 최고점을 준 피현정 대표는 “위험군에 속하는 성분이 거의 없지만 천연성분보다는 합성성분이어서 아쉽다”고 했다.

클리오 립스틱(3.5g·1만8000원)은 텍스처(3.4) 발색력(4.4) 지속력(4.0)에서 최고점을 받았고 1차 총평가(4.4)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성분평가에서 최저점을 받으면서 결국 4위에 머물렀다. 최윤정씨는 “발색이나 착색력은 뛰어나지만 립스틱은 아무래도 먹게 되므로 파라벤 설페이트 마이카 등 문제 성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사진=김지훈 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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