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⑭ 서울아산병원 파킨슨병클리닉 정선주 교수팀] 진료 10년 만에 2만여명 치료 기사의 사진
서울아산병원 파킨슨병클리닉의 주요 의료진. 중증 이상운동장애 증상으로 '뇌심부자극술'이 필요한 파킨슨병 환자 사례를 주제로 토론을 하다 기념촬영에 응했다. 앞줄 왼쪽이 신경과 정선주, 오른쪽은 신경외과 전상용 교수다. 김태형 선임기자
치매, 뇌졸중과 더불어 3대 뇌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 주로 손발이 떨리거나 몸이 굳고 행동이 느리며, 목소리와 글씨가 작아지는 등의 이상 운동 증상들이 나타나는 병이다.

파킨슨병에 걸리면 뇌 속 특정 부위 세포가 아주 빠르게 죽으며 각종 운동장애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움직임이 느려지거나 걸음걸이가 불편한 증상 외에도 변비, 배뇨장애, 다한증, 기립성 저혈압, 기억력 저하, 치매, 우울증, 수면장애, 만성피로와 같이 운동기능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 증상도 흔하게 나타난다.

현재 의료계가 추산하는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10만∼15만 명이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밝힌 2014년 기준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총 8만5888명에 불과하다. 이는 아직도 정확한 진단을 못 받은 채 지내는 환자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2014년 한 해 동안 이들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사용한 보험진료비는 총 2620억원으로 집계됐다.

파킨슨병은 다른 어떤 퇴행성 뇌질환보다도 노년기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조기진단이 중요한 질환이다. 조기에 발견하기만 하면 도파민성 약물을 적절히 투여함으로써 이상운동 증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일부 환자들은 파킨슨병을 뇌졸중, 치매, 관절염, 나이 탓 등으로 오인해 초기에 잘못 대처하는 바람에 치료가 늦어지고 증상도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2005년 7월, 진료를 시작한 서울아산병원 파킨슨병클리닉 정선주(45) 교수팀은 이런 사회적, 시대적 요구에 맞추어 파킨슨병을 비롯한 이상운동질환 환자들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전문적으로 돌봐온 의료진이다. 지금까지 이들이 치료해준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만도 2만여 명에 이른다.

정 교수팀은 파킨슨병 외에 파킨슨병으로 오인하기 쉬운 파킨슨증후군, 떨림증(진전증), 근긴장 이상증, 근간대(筋間代·경련), 무도증 등도 치료해주고 있다. 모두 파킨슨병과 같이 이상운동장애 증상을 나타내는 병들이다. 클리닉 내 클리닉 개념의 ‘보톡스 클리닉’을 별도로 운영하며 반측안면연축, 안검경련, 사경증(斜頸症), 경직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보톡스 주사치료도 활발하게 시술하고 있다.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들은 퇴행성 뇌 질환 중에서도 특히 환자와 보호자의 병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질환이다.

이에 따라 정 교수팀은 모든 신환자와 재진 환자 중 궁금증이 일거나 교육이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파킨슨병 전문 코디네이터(간호사)가 진료 당일 해당 질환의 특징과 복용 중인 약물, 운동 요법, 식이 요법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아울러 환자들의 편의 도모를 위해 진료 당일 검사결과는 물론 향후 치료계획까지 통보하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은 환자의 상태가 시시각각 역동적으로 변화한다. 따라서 병원을 벗어나 집에서 약물치료를 받던 중 뜻밖의 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 정 교수팀은 이 때를 대비, 환자들이 병원에 오지 않고도 전화상담만으로 해결책을 찾도록 해주는 긴급 주간 콜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신경과와 신경외과 의료진 간 협조가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특히 중증 파킨슨병 환자 치료에 이용되는 뇌심부자극 수술 시 정 교수팀은 타 병원에서 벤치마킹 대상이자 역할모델로 삼을 정도로 신경외과 전상용(52) 교수팀과 수술 전후 확고부동의 협진체제를 구축해 놔 부러움을 사고 있다.

신경과와 재활의학과 간 협진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질병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한 운동을 처방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정 교수팀은 환자 진료와 교육 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연구 활동에서도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정 교수팀은 특히 파킨슨병의 발병, 진행, 예후 등을 결정하는 유전체 인자를 발굴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킨슨병은 아직 특효약이 없기 때문에 평생 동안 동반자처럼 끼고 살아야 하는 병이다. 정 교수팀은 파킨슨병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유전학적으로 밝혀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유전자요법과 파킨슨병의 발생을 유전체 차원에서 미리 차단하는 예방법을 동시에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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