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명품마을을 가다] (8) 경남 하동 목통마을 기사의 사진
경남 하동군 지리산 자락에 있는 목통마을 전경. 목통마을은 빼어난 경관과 청정한 자연, 신재생에너지로 전기 자체 충당, 차 없는 마을 조성 등을 통해 2018년까지 국내 최초의 ‘탄소 없는 마을’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하동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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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산골마을이 ‘탄소 없는 마을’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범왕리 목통마을이다. 하동군 화개장터에서 화개천을 따라 올라가면 신흥마을이 나오고 여기에서 칠불사 방향으로 약 3㎞ 정도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목통마을이 다가선다. 이 마을에는 17가구 42명이 살고 있다. 주민 대부분은 봄에는 고로쇠·산나물, 가을에는 송이버섯·밤·산채를 수확해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여름이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민박을 운영해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무공해 마을’로 소문이 나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늘었다.

연동계곡을 중심으로 형성된 목통마을은 주변 경관이 빼어나다. 화개재 동쪽 토끼봉 정상에서 흘러내린 능선이 칠불사를 거쳐 목통마을까지 이어진다. 화개재 서쪽 삼도봉에서 뻗어내린 불무장등·통꼭봉·황장산 등은 화개장터가 있는 탑리까지 이어지면서 섬진강에 닿는 절경을 자랑한다. 친환경 청정마을의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다.

하동군은 이런 목통마을을 오는 7월 1일 국내 1호 ‘탄소 없는 마을’로 선포할 예정이다. 2018년까지 국비와 군비 등 9억5000만원을 투입, 태양광(30㎾)·소수력(99㎾)·풍력(12㎾) 발전시설을 설치해 마을의 전기를 자체 충당하고 청정한 주변 환경과 연계해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리산 계곡의 원수가 내려오는 첫 동네인 목통마을이 탄소 제로 마을로 변모할 수 있는 모티브는 마을 안에 있는 물레방아다.

목통마을은 1960년대 연동골계곡의 수량이 많아지자 보를 막고 수로를 이용해 물을 끌어올렸다. 그 물로 물레방아를 돌려 제분·정미 등을 운영했다. 전통식 물레방아는 이후 기계식으로 전환됐고 그 덕에 이 마을 60여 가구는 인근 마을보다 일찍 전기의 혜택을 누렸다.

그러나 이사 가는 이들이 늘고 남은 이들은 노령화되면서 논·밭농사가 줄었다. 외부에서 전기가 들어오자 물레방아는 용도가 다했고 2002년 가동이 중단되면서 지금까지 방치됐다.

하동군은 이 물레방아를 복원해 다시 전기를 생산하고 목통마을에서 생산된 곡물로 떡 등 먹을거리를 직접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관광상품화해 ‘탄소 없는 마을’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목통마을 주민들은 마을을 ‘차 없는 곳’으로 만들 계획이다. 마을에서 걸어서 10여분 걸리는 입구 쪽에 주차장을 2∼3개 만들고 주민이나 관광객 등 누구라도 그곳에서 하차해 마을로 들어오도록 한다는 것이다. 쓰레기나 매연에 따른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관광객도 하루 100명 이내로 제한하고 예약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하동군 신재생에너지 담당인 임채신 계장은 “너무 많은 관광객이 올 경우 마을이 오염될 우려가 있고 친환경 마을의 이미지마저 퇴색될 수 있다”고 예약제 운영 배경을 설명했다.

목통마을은 주민들이 직접 나서 마을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칠불사 템플스테이, 으름 숲속 에너지 도서관, 물레방아 체험, 주막 체험, 물레방아 사랑 이야기 공연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또 마을 주변 천혜 관광자원과 연계해 구례 논평마을에서 목통마을과 철불사를 잇는 2.6㎞의 보부상길을 조성, 관광객 치유코스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목통마을 주민들은 탄소 없는 마을을 공동운영하고 수익은 공동분배할 예정이다.

목통마을은 우리나라 최고의 참선 명소로 꼽힌다. 넉넉하게 주는 자연의 선물로 마을주민들은 빈부격차나 생활고 없이 정신적 안정을 누리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모두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이라 서로 가족처럼 지낸다.

황정숙(82) 할머니는 “여름철에는 민박집의 방이 모자라 마루에서 자는 손님도 있다”며 “숙박비는 손님이 주는 대로 받는다”고 마을인심을 자랑했다.

목통마을에 3대째 살고 있는 황상원(71)씨는 “좋은 공기에 무공해 산나물을 채취해 먹고 있다”며 “아직까지 병원 한 번 안 가봤다. 지금도 몸은 30대”라고 자부했다.

탄소 제로 마을로의 변신을 꾀하는 목통마을의 미래는 친환경적 생태환경을 어떻게 계속 유지해 나가느냐에 달려있다. 마을주민들은 조금 불편하더라도 친환경적인 삶을 계속 유지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탄소 없는’ 목통마을의 미래가 더없이 밝기만 한 이유다. 하동=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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