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20년간 52만3000㎞’ 문버드의 일생 기사의 사진
몸길이 약 25㎝, 113g의 가벼운 몸을 가진 갈색 붉은가슴도요. 우리나라에선 봄가을 해안을 지나는 나그네새로 분류된다. 이 무리 가운데 과학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스타’가 있다. ‘B95’로 불리는 붉은가슴도요 중 루파라는 아종의 새다.

과학자들은 이 새를 ‘문버드(Moon bird)’라 부른다. 20년 동안 총 52만3000㎞,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가 반쯤 돌아오는 거리를 이동해 붙여진 별명이다. 현재 나이는 적어도 23세. 사람으로 치면 백전노장인데도 새는 여전히 날고 있다.

‘B95’는 매년 2월 남아메리카의 끝 티에라델푸에고 제도에서 캐나다 북극권으로 날아가 번식한 뒤 다시 남쪽으로 돌아오는 긴 여정을 떠난다. 1995년 발목에 밴드를 달아 관찰대상이 된 후 계속해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과학자들은 그의 비행을 경건한 마음으로 응원한다.

책은 ‘문버드’의 일생을 따라가면서 다양한 사진 자료와 지도 등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면서 멸종이란 키워드를 꺼낸다. 붉은가슴도요가 기나긴 비행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간 중간 ‘연료’를 주입할 정거장이 필요하지만, 이 정거장들이 점차 인간들의 쓰레기로 몸살을 앓거나 독성 물질에 오염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명남 옮김.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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