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김병삼] 이 땅에서 기독교인으로 산다는 것 기사의 사진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뒤 국무총리 혹은 국무총리 지명자 중에 기독교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중 문창극 지명자는 교회에서 한 강연이 문제가 되어 결국 낙마했다. 이번에 지명된 황교안 법무부 장관 역시 신앙적인 문제로 청문회에서 논란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제는 이 땅에서 기독교인으로 산다는 것이 자랑이 아니라 걸림돌이 되어버린 것 같다. 신앙을 신앙으로 보지 않고 조롱거리로 삼으려는 세상을 교회는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가.

신앙을 조롱거리로 삼으려는 세상

지난주 미국의 오하이오 데이튼에 소재한 UTS(United Theological Seminary) 신학교에서 한국과 미국의 신학자와 목사들이 함께하는 콘퍼런스가 있었다. 현재 기독교가 직면한 위기를 진단하고 미래를 준비하자는 취지였다. 드루 신학대학원에 있는 레너드 스위트(Leonerd Sweet) 교수의 강연이 참 인상적이었다. 참석자들에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켜 놓고 구글 검색을 시행하라고 했다. “Why are Christians so(왜 기독교인들은 그렇게)?”라는 검색어였다. 바로 다음과 같은 문장들이 화면에 떴다. “기독교인들은 왜 이렇게 ‘바보 같은가(stupid)’ ‘비판적인가(judgemental)’ ‘비열한가(mean)’ ‘증오에 차 있는가(hateful)’ ‘무지한가(ignorant)’ ‘관용이 없는가(intolerant)’ ‘거들먹거리는가(fat)’ ‘귀찮게 하는가(annoying)’ ‘잘 속아 넘어가는가(gullible)’.” 세상에서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세상 사람에게 ‘교회’를 다니라고 말하는 것이 이들에게 얼마나 황당한 일이겠는가.

강의가 끝난 후 네이버에 같은 문장을 넣고 검색을 했다. 가장 먼저 나온 문장은 “왜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가?”였다. 이 문장은 2011년 출간된 김진 목사의 책 제목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현대의 기독교는 ‘예수의 종교’라기보다는 ‘예수에 관한 종교’로 변질되었다고 말한다. 예수의 신앙이 사라진 교회가 세상의 비난과 조롱거리가 되었다는 말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기독교가 본래성을 잃어버리고 변질된 증거는 무엇인가? 그동안 교회 안에서 행한 수많은 세미나는 좋은 리더를 만들고 커다란 교회를 만드는 방법들이었다. 그런데 정작 예수님은 우리에게 리더가 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어떻게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를지, 그리고 어떻게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될지를 가르치셨을 뿐이다.

예수님의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진짜 교회에 필요한 세미나의 주제는 ‘리더십(leadership)’에 관한 것이 아니라 ‘팔로어십(followership)’에 관한 것이 아닐까. 진정한 리더가 필요하다면 예수님을 신실하게 따르는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교회에서는 예수를 믿고 ‘사는 법’을 가르쳤다. 어떻게 하면 우리 인생의 문제가 해결되고,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되고, 어떻게 하면 성공하는지. 그런데 정작 예수님은 우리에게 ‘사는 법(come and live)’을 말씀하시기보다 ‘오히려 죽는 법(come and die)’을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재미있는 것은 교회가 즐겨 쓰던 용어 중의 하나가 ‘제일(first)’이라는 단어라는 것이다. 어느 지역을 가든, 교파와 관계없이 ‘제일 교회’가 참 많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처음 된 자는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는 처음이 되리라고 말씀하셨는데, 한 번도 ‘마지막(last) 교회’라는 간판을 본 적이 없다. 이쯤 되면 교회가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한참 멀리 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땅에서 우리가 크리스천으로 산다고 할 때 ‘예수의 종교’로 ‘본질적 가르침’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는 것이 하등 이상할 이유가 없다. 세상이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알지 않을까.

김병삼 만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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