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첫 ‘폐로’, 불신 해소 기대… 해체 기술 확보 시급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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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1호기에 대한 계속운전 신청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에서 첫 번째로 문을 닫는 원전이 나온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원전 정책을 둘러싼 불필요한 갈등과 불신을 해소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정부가 가져야 할 부담도 크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 1호기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해온 상황에서 폐로를 선택하는 것은 ‘자기부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리 1호기의 설계수명이 완전히 종료되는 2017년까지 ‘폐로’ 관련 법·제도 정비를 마무리하는 한편 원전 해체 등 폐로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 등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경제성·주민수용성 고려, 갈등·불신 해소 계기 삼아야=원전 운영사업자인 한수원과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금껏 ‘안전성에 문제가 없으면 원전의 계속운전(수명연장)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에 따라 2007년 고리 1호기의 설계수명 30년이 끝났을 때만 해도 큰 논란 없이 10년간의 계속운전 신청과 허가가 이뤄졌다.

그러나 두 번째 계속운전 신청 시기를 앞둔 지금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노후원전’에 대한 불안감도 극대화됐다. 계속운전에 대한 지역 여론은 여느 때보다 악화돼 있다. 이미 지난 2월 여당 대표이자 고리 1호기가 위치한 부산이 지역구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고리 1호기는 부산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며 ‘계속운전 포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원전 안전성에 대한 법·제도적 요건도 크게 강화됐다. 계속운전 신청 시 ‘주민수용성 조사’를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법이 개정된 것도 같은 차원이다. 안전성 기준 강화는 노후 원전을 계속운전할 때 얻을 수 있는 ‘경제성’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미국 등 원전 선진국에서 계속운전을 포기한 사례도 대부분 ‘경제성 부족’이 이유였다.

고리 1호기도 경제성 문제가 논란이 된 상태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는 고리 1호기가 2007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1차 수명 연장을 하면서 사후처리비용 상승, 이용률 저하 등으로 3397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계속운전 신청 당시 한수원이 내놨던 순이익 예상치(2368억원)와 완전히 다른 수치다. 과거와 달리 높아진 안전성 보강 설비 투자비 등이 원인이었다. 고리 1호기가 경제성 등을 이유로 계속운전을 포기할 경우 정부나 한수원의 원전 경제성 평가나 안전성 강화 조치 등에 대해 국민들이 갖고 있는 막연한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제도 절차부터 기술력까지, 원전 폐로 준비해야=고리 1호기에 대한 계속운전 포기가 가져올 실익은 크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폐로를 실행하기 위한 준비도 미흡하다. 정재준 부산대 원자력안전연구센터장은 “고리 1호기는 2호기와 붙어 있기 때문에 폐로를 하더라도 그 부지를 활용한다거나 그 지역 전체에 대한 원전 우려가 낮아지는 효과는 없다”면서 “폐로 기술 준비 등도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수원이 고리 1호기에 대한 계속운전을 신청하지 않으면 고리 1호기는 2017년까지만 가동된 이후 영구 정지에 들어간다. 폐로 작업은 이로부터 5년 이내에 이뤄지게 된다. 2022∼2023년부터는 원전 해체 작업이 시작된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 원전 해체 경험이 없다. 원전 해체를 위해 필요한 38개 핵심 기술 중 한국이 보유한 것은 17개에 불과하다. 정부는 2021년까지 나머지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 센터장은 “고리 1호기에 대한 폐로 결정이 난다면 외국 기술을 이전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우리 정부가 원전 해체 작업을 최소한 주도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를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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