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고리 1호기 재연장 못할 듯… 국내 첫 ‘폐로’ 원전 가능성 기사의 사진
우리나라 최고령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의 ‘수명 재연장’ 신청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이 이뤄지지 않으면 고리 1호기는 ‘폐로’ 수순을 밟게 된다.

원자력 정책 관련 고위 관계자는 31일 “고리 1호기부터는 계속운전을 신청할 때 법적으로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해 반영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고리 1호기 계속운전 신청 시한까지 이런 부분들을 갖추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리 1호기 계속운전 신청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에서 처음 ‘폐로’되는 원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부터 적용된 원자력안전법 개정안에 따르면 고리 1호기 수명 재연장을 위해서는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공청회 등을 열어 주민 의견을 수렴, 이 내용을 반드시 방사선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포함하도록 했다. 이 보고서를 포함한 관련 서류 일체는 고리 1호기 운영종료 2년 전인 오는 18일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돼야 한다.

그러나 계속운전 신청 시한이 20일도 채 남지 않은 현재까지 주민수용성 조사를 위한 방사선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개나 주민 열람 등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주민 공청회도 개최 14일 전에 장소와 일시, 주요 내용 등을 공고해야 하지만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나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다. 물론 개정안 부칙 특례조항에 올 6월까지 계속운전을 신청할 경우 주민의견 수렴을 이후 6개월간 보완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이 경우 더 강한 반발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계속운전 신청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자력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현재 고리 1호기에 대한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단계며 이를 바탕으로 경제성 평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계속운전을 신청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1978년 국내 최초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전인 고리 1호기는 2007년 6월 1차로 설계수명 30년이 끝났다가 계속운전을 신청해 2017년 6월 18일까지 운영을 허가받았다.

고리 1호기 수명 재연장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폐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원전의 최종 처리 문제 등을 둘러싸고 새로운 차원의 갈등 조정과 정책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 원자력 전문가는 “계속운전 포기가 한국 원전이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거나 한국 원전 정책이 여론에 휘둘린다는 식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면서 “폐로 기술 부문에서도 한국이 주도적인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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