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주목! 이 클리닉] (16)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탈모클리닉 심우영 교수팀 기사의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탈모증클리닉 심우영 교수(오른쪽)가 전공의들과 함께 갑자기 원형탈모증이 생겨 고민하는 한 남성 환자의 모발 및 두피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제공
우리나라 탈모인구가 1000만명에 이를 것이란 말이 있다. 국민 다섯 명 중 한명이 탈모 증상을 갖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러니 획기적인 탈모 치료법에 관심이 높다. 때문에 탈모 치료에 대한 잘못된 속설과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 우후죽순 쏟아진다. “획기적인 발모 효과가 있다”는 ‘기적의 특효약’(?)이 주기적으로 등장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근거를 알 수 없는 각종 정보가 범람한다. 탈모 환자들은 그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기 일쑤다. 이렇게 답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탈모 환자에게 올바른 지식과 정확한 진단으로 정도를 안내하는 탈모증 길잡이가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심우영(57) 교수팀이다.

심 교수에 따르면 탈모는 유전적 요인, 스트레스, 환경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의학적으로는 ‘5-알파 환원 효소’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으로 변화시킬 때 탈모 현상이 일어난다. DHT는 모발의 뿌리를 흔들어 성장을 억제시키는 작용을 한다. 탈모증이 시작되기 전 모발이 가늘어지고 힘이 없어지는 이유다.

DHT는 이마와 정수리에 주로 영향을 미친다. M자형과 O자형 탈모가 많은 대신 옆머리와 뒷머리가 잘 빠지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M자형과 O자형 탈모는 체내 DHT의 활성을 억제하는 데 치료의 초점이 맞춰진다.

탈모는 중년 남성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심 교수팀은 이런 그릇된 속설을 앞장서 파기했다. 심 교수팀은 남성 못지않게 탈모 때문에 고민하는 여성과 젊은이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그 탓일까. 요즘 심 교수를 찾는 환자는 약 70%가 탈모증 환자다. 젊은 남성이나 여성 환자가 유독 많다. 심 교수가 봐주는 탈모 환자 가운데 70%는 여성이다. 또 남성 탈모 환자 중 약 70%는 20, 30대 젊은이다.

심 교수팀은 여성에게 나타나는 ‘급성 미만성 전두 탈모증(ADTA)’을 20여년전 세계 최초로 발견, 국제 학술지에 보고했다. 급성 미만성 전두 탈모증은 주로 20, 30대 젊은 여성에게 발생한다. 한 두 달 만에 머리카락이 90% 이상 빠졌다가 6개월 이내 자연히 회복되는 원형탈모증의 한 유형이다.

이런 탈모증도 있다는 심 교수팀의 보고는 원형 탈모증의 분류체계와 치료 지침을 개정하는 계기가 됐다. 급성 미만성 전두 탈모증의 경우 특별히 치료를 안 해도 회복된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게 된 것이다. 심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지금도 외국 의료진에 의해 많이 인용되고 있다”며 “탈모증 치료 관련 각종 전문서적들도 증례토의용으로 자주 다루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인의 남성형 탈모증 발생률이 서양인에 비해 낮지만 탈모증 치료에 대한 욕구는 더 크다는 사실을 영국피부과학회지에 보고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논문 역시 인종간 남성형 탈모증의 차이를 비교할 때 연구 참고자료로 많이 인용되고 있다.

심 교수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환자와 이야기한다. 어느 의사보다 환자가 탈모 증상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을 충분히 설명한다. 오랜 기간 다양한 임상경험이 환자와 이야기할 때 도움이 된다. 그는 치료에 따른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평가해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심 교수의 지나치게(?) 친절한 진료 때문에 초진 환자의 대기시간이 길어진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심 교수의 진료를 처음 받는 초진 환자는 보통 2∼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심 교수가 보는 환자는 내향성발톱 등 조갑질환자 및 기타 피부질환자까지 합칠 경우 월평균 2000명에 이른다. 그만큼 충성도 높은 재진 환자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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