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명품마을을 가다] (9) 경북 울진 십이령마을 기사의 사진
경북 울진군 ‘십이령마을’은 자연산 송이, 금강송 군락지, 십이령 옛길, 덕구온천, 구수곡 자연휴양림 등 천혜의 자연자원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마을 주민들이 십이령 바지게꾼놀이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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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군 북면 ‘십이령마을’은 울진군 내에서도 보배로 꼽히는 마을이다.

대구시내에서 북서쪽으로 220㎞ 거리에 위치한 이 마을은 대구에서 자동차로 부지런히 달려가도 3시간은 족히 걸린다. 마을에는 자연산 송이, 금강송 군락지, 십이령 옛길, 덕구온천, 구수곡 자연휴양림 등 천혜의 자연자원이 풍부하다.

십이령마을은 2008년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에 선정된 울진군 삼당권역의 새 이름이다. 두천1·2리와 상당리 하당리 4개 마을에 200여 가구 500여명이 거주하는 시골마을이지만 고령화로 공동화된 다른 시골마을과 달리 활력이 넘친다.

주민 대부분이 삼당초교 동창으로 공동체의식이 강하고 연령대도 젊은이부터 고령까지 고루 분포돼 있어 마을 공동소득사업을 하기에 제격이다.

마을 이름을 주민대표들의 투표, 전체 주민 총회를 거쳐 최종 결정됐을 만큼 주민들의 의사가 철저하게 반영되는 곳이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은 마을을 완전히 변모시켰다. 공동권역센터에 관공서(북면 하당출장소)를 유치한 뒤 센터 사무실과 회의실, 강의실 등을 운영해 효율성을 높였다. 다목적 광장과 복지관, 각종 체험관을 조성하고 등산로를 정비해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도 구축했다.

2010년부터는 ‘십이령농산물 나누미 제도’를 도입해 도시민들에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연회비 5만원을 내면 검은콩, 고구마, 고사리, 두릅 등 10여 가지의 청정 농산물 가운데 5가지를 생산시기별로 나눠 보내주는 제도다.

2011년 농림수산식품부가 선정한 전국 5개 우수권역에 포함되는 등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십이령마을의 가치는 문화활동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마을의 문화동아리 활동은 크게 부녀회가 주관하는 ‘십이령풍물단’, 청·장년회가 주관하는 ‘십이령 바지게꾼 놀이’와 ‘십이령 등금쟁이 축제’가 꼽힌다.

십이령 풍물단은 2012년 12월 창단됐다. 십이령마을 4개 리 부녀회원이 중심이 돼 농한기 십이령센터에 모여 연습을 하며 풍물공연 뿐 아니라 지역 내 각종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십이령 바지게꾼 놀이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사라져 가는 지역문화를 살려낸 대표적인 사례다. 예부터 십이령길을 넘나들던 바지게꾼들의 이야기, 고을원님이나 선비 이야기, 주막거리 이야기 등 전해져 오던 십이령길의 이야기 중 바지게꾼들의 이야기를 마당극 형식으로 구성한 것이다. 마을 청·장년을 중심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밤마다 모여 연습하는 등 자발적인 동아리 활동을 통해 바지게꾼 삶을 재현해 냈다. 이 과정에서 주민 화합과 단결을 도모해 행복한 마을을 만든다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었다.

십이령 등금쟁이 축제도 마을이 자랑하는 문화콘텐츠다. 등금쟁이는 십이령길을 등짐을 지고 오가던 보부상(선질꾼·바지게꾼)들을 부르던 십이령마을의 고유어다.

십이령마을의 문화동아리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연스레 주민들이 준비한 공연을 발표할 기회가 필요하게 됐고 운영위원회를 거쳐 십이령 등금쟁이 축제가 탄생했다. 2011년 첫 축제가 열렸고 이듬해에는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해 연기됐으나 2013년 재개됐다. 올해는 4회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십이령 등금쟁이 축제는 주민들이 만드는 축제다. 개막행사도 내빈들의 축사나 인사말 없이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조롱박을 깨뜨려 축제의 대박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로 시작된다. 내빈이나 관람객, 주민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어우러져 참여하고 식사도 함께 하며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십이령 등금쟁이 축제는 기획부터 공연, 소품 제작은 물론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 등 모든 면에서 주민들이 주도하는 순수 지역문화 축제다.

십이령마을에서는 문화동아리 활동과 십이령 등금쟁이 축제 외에도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마을 청년회가 주관해 매년 농번기가 시작되기 전인 정월대보름에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잔치 및 윷놀이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로 23번째 행사를 가졌다.

다양한 도시민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등금쟁이 체험’ ‘농부의 하루’ ‘논 생물 다양성’ ‘자연산 송이버섯 체험’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 특색을 살린 이런 체험프로그램들은 모두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고 있다. 체험행사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외지인들이 늘어나자 마을홍보와 주민소득 향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현미 마을 사무장은 8일 “십이령 바지게꾼놀이 복원, 문화동아리 활동, 주민교육 및 견학, 십이령 등금쟁이 축제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주민들이 주도해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소통과 화합으로 행복지수가 상승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자 보람”이라고 말했다.

울진=글·사진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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