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이번주 고비] 불확실성이 문제… 세월호보다 더 큰 경제 충격 기사의 사진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9일 임시 휴장한 경기도 성남 모란 5일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란 5일장의 휴장은 지난해 말 조류인플루엔자 유행 당시에 이은 두 번째다. 성남=곽경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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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한국 경제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메르스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세월호 참사 때 이상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2분기 악몽’ 재현되나=지난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당시 한국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빠뜨렸다. 온 국민이 애도 분위기 속에 단체 여행이나 외식, 각종 행사를 자제하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전 분기 대비)은 0.4%였지만 세월호 사고 직후인 2분기 ?0.4%로 급락했다. 지난해 4월 108까지 올라갔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현재까지도 이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세월호 참사 후 여행과 관광, 음식, 숙박 등 매출이 급락하면서 전체 민간소비가 1조8000억원가량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메르스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세월호 사고 때보다 클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전염병은 그 특징상 일반 사고와 달리 경제주체 전체에 장기간 공포를 주고 그 결과 실물경제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2003년 홍콩에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이 발병했을 때 그해 2분기 소비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4.7%나 감소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경제적 충격이 내수 서비스 산업 전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고, 홍콩이 사스 사태 당시 겪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한국 경제의 체력이 세월호 사고 때보다 약하다는 점도 우려할 점이다. 올 들어 원·엔 환율이 100엔당 89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수출경쟁력이 약화돼 수출은 5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내수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0%대 물가가 6개월 연속 계속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심화되고 있다. 이런 악재 속에 메르스까지 덮친 것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월호 참사라는 ‘사고’와 메르스라는 ‘전염병’의 경제적 효과를 일대일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지난해보다 어려운 경제적 여건 탓에 메르스의 충격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메르스로 인해 국내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엔화 약세, 세계경제 회복세 지연 등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메르스가 한 달 내 진정되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0.15% 포인트, 3개월간 지속하면 0.8% 포인트가 각각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은 관광업의 올해 명목 성장률 기여도를 0.05%에서 -0.14%로 하향 조정하고 국내총생산(GDP) 손실 규모를 20억 달러로 추정했다.

◇정부, 업종별 맞춤형 대책 추진=정부는 지난 4일 메르스 확산에 따른 영향을 부처별로 점검하던 체계를 관계부처 합동 점검반으로 격상한 이후 소비, 서비스업, 지역경제, 대외부문 등 4개 점검반을 통해 실물경제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정부는 10일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점검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지원의 필요성과 지원 분야 및 범위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도 메르스 확산에 대한 대책마련 필요성에 여야가 공감함에 따라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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