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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칼럼]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메르스 환자들과 의료진 응원하는 목소리 더 커지면 건강한 공동체로 거듭날 것”

[김진홍 칼럼]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기사의 사진
우리나라를 급습한 메르스 바이러스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은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들이다. 치료약이 없다는데 과연 이겨낼 수 있을까라는 공포심, 가족들과 생이별해야 하는 괴로움,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절망 등에 휩싸여 있을 것이다. 그 고통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는 그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 자택에 격리 조치된 감염 의심자들에게도 이웃들이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기는커녕 그 가족들과의 대면마저 기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마치 바이러스 전파자 정도로 여기고 있다는 말이다. 이래선 안 된다. 그들도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싶어서 감염된 게 아니지 않은가.

의료진 역시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폭염이 한창이지만 3㎏이나 되는 방호복을 착용한 채 메르스 퇴치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각자 근무하는 병원에서 ‘여기가 뚫리면 끝’이라는 사명감으로 뭉쳐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위중한 지경에 빠진 의사도 발생했으나 그들의 의지를 꺾지는 못한다. 한 살이라도 젊어 면역력이 더 있으니까 진료 최일선에 서겠다고 자원한 젊은 의사들이 있으며, 수간호사들이 솔선수범해 환자 곁으로 다가가자 다른 간호사들도 힘을 내 치료에 임하는 사례도 나왔다. 하지만 메르스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한 의사가 “루머 때문에 괴로웠다”고 토로한 대목은 안타깝다. 또 일부 시민들은 여전히 병원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거리를 두려 하고 있다. 그들의 노고가 없다면 바이러스는 더 맹위를 떨쳐 훨씬 많은 시민들을 괴롭히고 있을 것이 뻔한데 무슨 행태인지 모르겠다.

환자들과 의료진에게 절실한 건 응원이다. 위로와 격려다. 그들 가운데 이기적인 행동을 하거나 실수를 저지른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절대 다수는 그렇지 않다. 그들을 좌절시켜선 안 된다.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단지 감염을 우려해 멀리하려 들면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따뜻한 말을 전해야 한다.

메르스 쇼크 20여일이 지나면서 이런 움직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힘든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뒤에 시민들이 있습니다” “메르스 퇴치에 앞장서는 당신들은 시민의 영웅입니다”는 등등의 격려가 잇따르는 중이다.

분명히 메르스는 재앙이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우리 공동체는 한층 건강해질 수 있다. 각계의 릴레이 응원에서 그 가능성을 본다. ‘나만, 우리 가족만 메르스에 안 걸리면 돼’라는 식의 이기적인 심보가 사라지면 살맛나는 공동체가 될 수 있다. 나보다 공동체를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절실하다. 애정이 담긴 위로와 격려의 말은 듣는 이는 물론 말하는 이의 마음도 이타적으로 만든다고 한다. 이참에 우리 모두 한마디씩 해보면 어떨까 싶다. “고맙습니다.” “힘내세요.” “잊지 않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아울러 자신감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역사상 수많은 바이러스들이 인류를 괴롭혔지만 극복하지 못한 바이러스는 없다. 메르스도 마찬가지다. 경계를 늦출 단계가 전혀 아니지만 우리나라 의료 수준으로 충분히 물리칠 수 있으며, 지금의 불안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확신을 공동체 구성원들이 갖기를 권면한다. 환자가 늘고 있으나, 완치자가 잇따라 나오고 있고 자가 격리에서 해제된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메르스를 앓아보니 일찍 발견해 치료 받으면 큰 문제없이 회복되는 병인 것 같다. 국민들이 너무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두려움을 떨치면 이길 수 있다는 70대 완치 할머니의 말이다.

김진홍 수석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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