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수교 50년] 우리 정부, 日측에 먼저 의견 타진…日 부정 반응 보이다 20일 선회 기사의 사진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 교차 참석은 행사를 하루 앞둔 21일 밤 전격 발표됐다. 한·일 양국이 수교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그만큼 현재 양국 관계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 정상의 리셉션 참석 결정은 발표 시기만큼이나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양 정상의 리셉션 교차 참석은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선 양 정상의 리셉션 참석을 놓고 외교 라인의 의견 교환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외교 당국에 따르면 당초 우리 정부는 기념 리셉션에 양국 정상의 교차 참석을 성사시키기 위해 일본 쪽에 의견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측이 아베 총리의 의회 참석 일정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전달해 왔고, 이에 우리 정부는 교차 참석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전날인 20일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 측이 이날 아베 총리가 도쿄 리셉션에 참석할 수 있다고 달라진 입장을 우리 측에 알려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도 상황 재검토에 들어갔고 박 대통령은 신중한 검토 끝에 21일 오후 늦게 리셉션 참석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참모진은 박 대통령에게 최근 한·일 관계의 정경분리 기조에 따라 행사 참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 대통령의 행사 참석 결정은 21일 오후 8시가 다 돼서야 청와대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발표됐고, 이 보도자료에는 아베 총리도 도쿄 리셉션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청와대가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청와대 외부에서 진행되는 대통령 일정을 이례적으로 발표한 것은 양국 정상의 교차참석 가능성이 예고된 상황이었고, 이번 행사가 한·일 관계 진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양국이 대승적 견지에서 이심전심으로 서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론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이에 따라 각각 서울과 도쿄에서 리셉션 축사를 통해 경색된 한·일 관계 해소 필요성과 미래지향적 발전과 관련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양국이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만큼 향후 50년의 미래를 내다보고 협력을 굳건히 이어가자는 데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한·일 수교 40주년을 맞았던 2005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도 서울에서 일본 정부 주최로 열린 ‘한·일 우정의 해 2005’ 개막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도 도쿄에서 우리 정부 주최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당시 양 정상의 참석행사는 날짜를 달리한 행사였고 수교 40주년을 맞아 그해 1월에 열린 행사였던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에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수교 50주년 당일 열린 행사에 동시에 교차 참석하는 것은 과거 행사들과 비교할 때 의전이나 형식면에서도 이례적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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