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김창준] 우리 사회엔 분투하는 이들이 있다 기사의 사진
지구촌의 많은 후진국들에 대한민국은 선망의 대상이다. 대한민국은 첨단기술의 선두주자이며, 의료기술 또한 세계적으로 그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민주주의 측면에서도 미국이 의회를 통과하기까지 거의 13년이 걸린 헌법을 우리는 불과 3년 만에 이뤄냈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반 세기가 조금 지났지만 민주정치는 확고히 뿌리내렸다. 그러니 세계 많은 나라들에 가장 짧은 기간에 민주정치를 이룬 모범국가로 알려져 있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시련도 겪었지만 우리가 이룬 성취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피땀이 섞인 노력의 결과다.

이런 우리 대한민국이 중동에서 넘어온 ‘낙타병’ 메르스에 흔들릴 수는 없다. 누구는 하나님이 우리를 저주해 벌을 주는 것이라고 하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기독교인들이 하나님 사업을 전도하기 위해 세계 가난한 곳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병원과 학교, 교회를 지어주었다. 미국의 한인 동포들도 수많은 전도사를 세계 곳곳에 보내고 있다. 하나님은 이런 우리를 반드시 축복해주실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메르스 확산의 큰 원인 중 하나가 한국의 병문안 문화 때문이라고 한다. 환자가 입원하면 가족과 친지들은 과일상자를 들고 병실로 찾아가 병문안하고 때로는 교회에서 십여명이 함께 몰려가 기도를 드리고 찬송가도 부른다고 한 외신은 인용했다. 두 번째 문제는 국민건강보험제도로 병원비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경미한 증세에도 병원을 찾게 되고 또 다른 의사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치 쇼핑하듯 다른 대형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병원 측에서도 운영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더 많은 환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유명 대형병원인 삼성서울병원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평균 8500명의 환자가 병원을 거치게 된다. 1800개의 병실이 모두 차서 기다리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룬 병원 복도는 마치 시장 한복판 같고, 환자복을 입고 다니는 환자들과 일반인들이 섞여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환경으로 인해 병원에서 유독 메르스 감염자가 많이 나왔다고 본다.

최근 들어 격리 해제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을 보면 메르스가 한풀 꺾인 게 확실하다. 아직도 남은 격리자들은 감옥 같은 격리생활이 불편하겠지만 앞으로 두어 주 동안 아무 곳에도 가지 말고 참고 견디기 바란다. 우리 국민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아끼던 금반지, 은수저를 국가 재정에 보태 쓰라고 기증하는 등 전 세계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애국심을 과시한 바 있다. 우리는 위기에 강한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미국 친구들이 어떻게 한국이 그토록 짧은 기간 안에 경제성장과 민주정치를 이뤘는지 물어볼 때마다 나는 IMF 때 은수저, 금반지 얘기를 한다. 그리스도, 스페인도 우리에게 배워야 한다고 하면 모두가 머리를 끄덕인다.

오늘 아침 신문기사를 읽고 또 한번 가슴이 뭉클했다. 내용인즉 서울 동작구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장이 “6월 들어 단 한 번도 집에 못 들어가고 사무실 한구석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잤다”며 “앰뷸런스가 보이면 확진 판정도 나기 전에 메르스 환자로 낙인 찍힐까봐 앰뷸런스를 멀찌감치 세워둔다”고 했다. 장기간 퇴근도 못하고 최전선에서 메르스와 싸우는 이런 사람들은 말만 앞세우는 정치인들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메르스 퇴치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분투하는 어느 대학병원 의료진을 응원하는 메시지판에 줄을 서서 사인하는 젊은 대학생들의 모습을 봤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대한민국의 모습이자 우리의 힘이라고 믿는다. 이런 걸 보면 메르스가 곧 이 땅에서 사라질 것임을 확신하게 된다.

김창준 前 미국 연방하원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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