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수교 50년] 정권 출발부터 평행선 대립 작년 하반기‘방향’ 변화 신호 기사의 사진
임기를 거의 동시에 시작한 박근혜정부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은 처음부터 평행선을 달렸다. 아베 총리는 취임 전부터 침략의 과거사를 부정하는 일본 우익 특유의 속내를 드러냈다. 그 이후에도 계속 ‘다케시마(竹島·일본이 독도를 이르는 명칭)의 날’ 행사를 정부 주최로 하겠다거나, 고노·무라야마 담화를 부정하려는 듯한 발언을 일삼았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맞은 3·1절에서 기념사를 통해 ‘과거사 반성 없이 (한·일) 정상회담은 없다’는 대일 원칙주의 외교 기조를 천명했다. 2013년 6월 중앙언론사 편집국장 초청 만찬에선 “일본이 자꾸 우리 역사의 아픈 상처를 들쑤셔 우리 국민을 자극한다. 중국도 마음이 상하고, 미국도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방문하고 일본군 위안부 부정, 독도 도발 발언을 양산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면 (아베 총리와) 형식적인 회담은 필요 없다”고 맞대응했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계기에 열렸던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는 박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아베 총리를 외면하는 일도 있었다. 아베 총리가 먼저 다가와 “안녕하십니까. 오늘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는데도 박 대통령은 대답하지 않고 얼굴을 돌린 것이다.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 재검증 논리를 들고 나오며 특유의 역사 수정주의적 시각을 노출하자 박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과 한·중 공동 반일(反日) 외교전선을 구성하기도 했다.

대립 일변도로 흐르던 한·일 관계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후 만찬에서 아베 총리에게 먼저 다가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몇 년째 공전된 한·중·일 정상회의를 재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또 두 정상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외교당국 간 협의가 잘 진전되도록 독려키로 합의하기까지 했다. 이 외에도 여러 현안을 논의하자 외교가에선 양국 관계 개선의 장이 조만간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지나치게 경색돼 버린 한·일 관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을 그때부터 박 대통령은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22일 한·일 정상의 주한·주일 대사관 주최 수교 50주년 기념 리셉션 교차 참석은 이런 흐름 속에 이뤄진 셈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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