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행사 교차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개선될 전망이지만 군사 분야에서의 협력이 진전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23일 “양국 정상이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만큼 군사 분야 협력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 간 논의됐다 중단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나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 등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민감한 현안을 논의할 만한 여건이나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국방부는 올 하반기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추진하는 등 중단되거나 축소된 협력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양국 장관은 지난 5월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4년 만에 처음 양자대화를 가졌다. 하지만 양국 현안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어서 올해 내 후속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상태다. 군 관계자는 “올 하반기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이 방한할 가능성이 크다”며 “10월 일본 요코스카에서 열리는 국제 관함식에 우리 함정이 참가하는 것에 대한 답방 형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에 따른 후속조치에 대한 협의도 진행된다. 양국은 후속조치로 추진되고 있는 일본 안보법제화 과정에서 한반도 지역의 일본 집단자위권 행사 절차와 범위, 방식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1999년부터 격년으로 해온 양국 해군 간 공동수색구조훈련(SAREX)도 정상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양국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 지역에서 우발적인 충돌 예방을 위한 협의도 진행된다. 2013년 12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이 무인도인 홍도 남방으로 확대된 뒤 일본과 중첩되는 영역이 생겨 예기치 않은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여서다.

하지만 국방부는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핵과 미사일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아시아 회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에 힘을 실어주는 한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반면 국방부는 중국에 불필요한 경계심을 줄 필요가 없는 데다 역사 문제 등으로 아직은 국민 감정이 군사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수용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어서다. 군 고위 관계자는 “한반도 안보를 위해 논의해야 하는 사안이 적지 않지만 아직 급진전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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