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이 조선인 강제징용 시설 7곳을 포함한 일본 근대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문제를 대화를 통한 협의로 해결한다는 데 합의했지만 해당 시설에 대한 등재문과 시설 표지에 강제징용과 관련된 사실을 기술하는 방식을 두고 여전히 입장 차를 드러내고 있다.

양국은 23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근대 산업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을 반영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인 강제노동 사실을 어떻게 표현하고 어떤 절차로 반영해나갈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조율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 양국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문화유산위원회 측과도 이에 대한 기술적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일본 산업시설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재문에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적시하고, 강제징용이 이뤄진 시설에 표지판 등을 설치함으로써 역사적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방문자를 위한 자료나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등에 기재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이날 “해당 시설에서 이뤄진 조선인 강제징용에 관한 역사적 경위를 방문자를 상대로 한 설명 자료에 기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팸플릿 등에 포함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라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시설의 현장 설명판, 해당 지자체의 홈페이지 설명문 등에 관련 내용 기재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강제노동과 관련해 어떤 내용을 명시할 것인지는 그간 우리 측 요구의 핵심적 부분을 차지했으며, 이에 대해서도 양측은 큰 틀에서 공감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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