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온배수 활용 땐 지역경제 부축 ‘선순환 시스템’ 기사의 사진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온배수를 이용한 유리온실이나 양식장 조성을 검토하는 이유는 원전 온배수 열의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이 에너지를 이용하면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 필요한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기존 경유·액화천연가스(LPG) 보일러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

시설원예 농가들의 작물 재배 비용 중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파프리카의 난방비 비중은 36.4%, 토마토는 30.6%다. 유가가 오르면 당연히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판매 가격을 맘대로 올릴 수도 없다.

따라서 버려지는 원전 온배수를 난방에 사용하면 운영경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히트펌프를 통해 15도 정도의 온배수를 공급하면 경유나 LPG 보일러를 이용할 때보다 10㏊당 7억∼8억원의 난방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전체 비용 중 70∼80%를 절약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비용이 절감되면 그만큼 수출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유리온실 조성이 본격화되면 농가들이 공동으로 대규모 부지를 조성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농가들끼리 기술 교류가 쉬워져 품질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유리온실 재배는 대규모로 이뤄지기 때문에 여기서 재배된 작물들은 대부분 수출용으로 사용된다”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농작물에 대한 무역 장벽이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원전 온배수를 이용한 유리온실은 비용 절감과 품질 향상으로 이어져 수출 농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리온실을 조성할 경우 농가 수익에 가장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작물은 파프리카와 토마토다. 연구팀이 농촌진흥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리온실을 이용해 작물을 재배할 경우 파프리카는 ㏊당 최대 7억9400만원, 토마토는 약 6억8400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재배농가 수, 수요 전망 등을 따진 뒤 주민 협의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리온실 단지가 조성되면 전문적인 기술을 요구하는 상시고용 인력과 단순 작업을 수행하는 임시고용 인력 등 ㏊당 26명 정도의 인력이 유입될 것으로 분석됐다. 유리온실 재배는 작업이 어렵지 않아 기존 농촌에 있는 고령층도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전 온배수를 활용한 유리온실이 조성된다면 작물 재배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 원전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한수원이 이런 아이디어를 낸 데는 원전 유치 지역에 전달되는 천문학적인 지원금이 단발성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한 의도가 내포돼 있다. 원전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한 원전 전문가는 “지금까지 돈(지원금)으로만 지역주민들을 설득해 원전을 유치하려다 보니 무작정 더 많은 지원금을 요구하거나 지원금이 떨어지면 다시 손을 벌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원전 온배수 활용 등)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배수를 이용해 유리온실을 조성하려면 원전이 근처에 있어야 하고, 영농사업이 가능할 정도의 대규모 부지가 필요하다. 한수원 측은 사업타당성 여부를 따지기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현재 적당한 장소를 물색 중이다. 한수원은 “1년 내내 유리온실을 유지하려면 8㏊ 이상의 땅이 필요한데 그 정도 규모의 토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작은 규모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원전의 안전성이 우선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일본 후쿠시마 사태 등으로 원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돼 있는 상황에서 지역주민들을 어떻게 설득시키는가도 문제다. 농산물의 생산 과정과 관련 안전성 지표를 전부 공개하고 최종 출하단계에서는 따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는 방침을 세운 것도 원전 온배수 활용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또 농산물우수관리인증제도(GAP), 친환경농산물인증제도, 농산물이력추적관리제도 등도 검토하고 있다.

유리온실이 조성된다면 민간기업이 초기비용을 투자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일부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과제는 안전성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 한수원의 다른 관계자는 “안전성 논란 때문에 원전 주변 농산물을 수십년째 분석해 오고 있고 대학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킨스) 등에서도 지속적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검사 결과가 항상 나오고 있는 만큼 이런 내용들을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 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기사 모두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