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연평해전 13주년] 선제 공격한 北 피해 더 커… ‘패전’→ ‘승전’ 재평가돼야 기사의 사진
제2연평해전 도중 전사한 박동혁 병장을 기려 명명된 유도탄 고속함(PKG) ‘박동혁함’에서 27일 장병들이 해상 헌화를 하고 있다. 해군은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의 이름을 딴 6척의 PKG로 이날 서해에서 해상 기동훈련을 실시했다. 해군본부 제공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기습적인 함포공격으로 우리 해군 6명이 사망한 제2연평해전이 29일로 발발 13주년이 됐다. 제2연평해전은 정전협정 이후 유지돼온 교전규칙을 바꾸고 해군 수상함정의 무장이 대폭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 제2연평해전은 북한의 기습공격에 어이없이 당한 ‘패전’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치밀한 계획을 세워 선제공격한 북한이 도리어 피해가 더 컸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제2연평해전은 재평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패전이 아닌 승전=한일월드컵 3∼4위전이 열렸던 2002년 6월 29일 서해 NLL 인근에서는 경계임무를 수행 중이던 해군 고속정 참수리 357정(130t급)이 북한 등산곶 684호의 기습공격을 받았다. 북한군 함포와 기관포의 집중 사격을 받은 참수리 357정의 정장 윤영하 소령(당시 대위)과 한상국 상사 등 5명은 현장에서, 박동혁 병장은 84일간의 투병생활 끝에 세상을 떠났다. 부상자는 19명이었고 참수리 357정은 예인 도중 침몰했다.

당시 북한 측 피해가 파악되지 않아 제2연평해전은 일방적인 북한의 승리로 인식됐다. 하지만 북한 측 피해는 더 컸다. 북한군은 13명이 사망하고 25명이 중상을 입었다. 등산곶 684호는 반파된 채로 퇴각했다. 사실상 우리 해군의 승리였던 셈이다.

◇소극 방어에서 적극 방어로=당시 참수리 357정은 ‘경고방송-시위기동-차단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으로 진행되는 5단계 교전규칙에 따라 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지근거리까지 접근해 경고사격으로 차단하려 했다. 가능한 충돌을 자제하는 방식이었다. 제2연평해전 후 이 같은 소극적인 대응이 북한에 도발 기회를 줬다는 비판이 일었다. 군은 교전규칙을 ‘경고방송-경고사격-격파사격’으로 단순화하고 현장에서 보다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바꿨다.

NLL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수상함의 무장도 대폭 강화됐다. 고속정은 방탄능력이 보강되고 M-60 기관총 대신 K-6 기관총이 장착되고 표적정보 전시기와 위성통신체계를 보강했다. 노후된 참수리급 고속정과 초계함(1000t급), 호위함(1500t급)이 신형 유도탄고속함(400t급)과 인천급 호위함(2500t급)등 신형함정으로 교체되고 있다.

특히 76㎜ 함포 및 대함유도탄 해성을 장착하고 고속기동이 가능한 유도탄고속함은 모두 17척이 건조됐다. 이 중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장병들 이름이 명명된 유도탄고속함 6척은 참수리 357정이 소속됐던 2함대에 배치돼 서해 NLL 수호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7일 이들 유도탄고속함은 제2연평해전 13주년을 앞두고 서해상에서 실탄사격훈련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

◇전사자 예우 개선돼야=조국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당시 전사자들은 합당한 예우를 받지 못했다. 장례식도 조촐하게 치러졌으며 매년 실시되는 추모식은 2003년 해군참모총장이 주관한 뒤 2004년부터는 2함대사령관이 주관했다. 2008년이 돼서야 국가급 행사로 격상돼 국무총리가 주관했다. 행사명도 ‘서해교전 전사자 추모식’에서 ‘제2연평해전 기념식’으로 바뀌었다. 보상금도 박동혁 병장은 3000만원밖에 지급되지 않았을 정도로 낮았다.

해군은 29일 정호섭 참모총장 주관으로 평택 2함대 사령관에서 기념식을 갖는다. 이번 기념식에서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추모사를 할 예정이다. 국방장관이 추모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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