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모공팩] ‘명품의 굴욕’… 시슬리, 발림성·모공축소 최하위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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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올라가고 자외선이 강해지는 여름철, 꼭 챙겨야 할 화장품으로 전문가들은 자외선차단제와 모공관리 제품을 꼽는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커지게 마련인 모공은 특히 여름철이 고비다. 높아진 피부온도와 과도하게 분비되는 피지가 모공을 키우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모공이 커지면 피부탄력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주름도 늘어난다. 한번 커진 모공은 화학적 시술 이외에는 크기를 줄일 수 없으므로 사전관리가 필수다. 모공의 불순물을 청소해주고 피지를 없애 모공이 더 커지는 것을 예방하는 ‘모공팩’, 어떤 제품이 좋은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평가해봤다.

◇유통 경로별 베스트 제품 평가=어떤 모공팩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을까? 갤러리아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 올리브 영, SK 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매출 베스트 제품 5개씩을 추천받았다.

갤러리아백화점 잡화팀 바이어 정준용씨는 최근(1∼15일) 프레쉬의 ‘블랙티 퍼밍 오버나이트 마스크’, 시슬리의 ‘마스끄 끄렘므 오 레진느 뜨로삐깔’, 키엘의 ‘레어 어스 딥 포어 클렌징 마스크’. 이솝의 ‘파슬리 마스크팩’, 샤테카이의 ‘데톡스 클레이 마스크’(매출순)가 많이 판매됐다고 했다.

11번가 마케팅 전효순 팀장은 최근 한 달(5월 22일∼6월 22일) 동안 카오리온의 ‘프리미엄 오리지널 모공팩’, 이니스프리의 ‘수퍼 화산송이 클레이 무스 마스크’, 해피바스의 ‘화이트클레이 모공머드팩’, 라벨영의 ‘빵꾸팩’, 러쉬의 ‘마스크오브 매그너민트티’(매출순)가 많이 팔렸다고 전했다.

올리브영 마케팅 신은경 팀장은 지난 5월 매출을 기준으로 닥터 자르트의 ‘더마스크 클린업 유어 포어스’, 차액박의 ‘CNP 안티포어 블랙헤드 클리어킷’, 카오리온의 ‘프리미엄 블랙헤드 스팀 모공팩’, 23이어즈올드의 ‘에어레이닉 포어마스크’, 프리맨의 ‘아보카도 & 오트밀 클레이마스크’(가나다순)를 추천했다.

3곳에서 추천받은 제품 중 매출 1, 2위 제품을 우선 평가대상으로 하되 제형을 크림으로 통일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매출 1위인 프레쉬 제품은 탄력팩으로 모공축소 효과는 부수적인 제품이어서 제외하고, 2·3위 제품을 선택했다. 올리브영 추천제품 중 카오리온과 프리맨 제품만 크림제형이었다. 카오리온 제품은 겹쳐서 프리맨 제품을 골랐다. 결국 시슬리, 이니스프리, 카오리온, 키엘, 프리맨(이상 가나다순) 모공팩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전문가가 상대평가로 진행=평가는 국제대학교 뷰티디자인 계열 박선영 교수, 이경민 포레 안미나 부원장, AnG클리닉 안지현 원장,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의 저자 최윤정씨,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현정씨(브레인파이 대표·이상 가나다순)가 맡았다.

브랜드에 대한 선입관을 없애기 위해 제품의 적당량을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 24일 평가자들에게 보냈다. 평가자들은 균일하고 쉽게 발리는지(발림성), 자극은 없는지(자극 정도)를 비롯해 피지제거, 모공축소, 안색개선, 피부탄력 개선 등 6개 항목에 대해 평가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1차 총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의 전성분을 평가자들에게 이메일로 알려 준 다음 평가를 받았다. 가격을 밝힌 뒤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모든 평가는 제일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제일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됐다.

◇이름값·몸값 못한 글로벌 브랜드=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브랜드 시슬리가 국내외의 중저가 브랜드 제품에 무릎을 꿇는 수모를 겪었다. 자연주의화장품을 내걸고 있는 시슬리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모공팩 평가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고가인 시슬리 제품(70g·13만원)은 최종평가에서 32분의 1 가격인 프리맨 제품(170g·9900원)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자극 정도를 측정하는 항목에선 4.6(이하 5점 만점)점으로 1위를 기록했으나 발림성(1.8), 특히 모공 축소(1.6) 항목에서 최하점을 기록해 모공팩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안미나 원장은 29일 “자극 없이 순한 편이나 피지나 모공이 줄어드는 느낌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성분 평가에서도 2.6점으로 4위를 기록해 자연주의 화장품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민망하게 됐다. 성분평가에서 최저점을 준 최윤정씨는 “알러지 유발 가능성이 있고 안전성이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파라벤 성분이 종류별로 너무 많이 들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니스프리 제품(100g·1만9000원)은 만점에 가까운 점수(4.8)로 1위에 올랐다. 발림성(3.2)과 자극 정도(3.0)를 제외한 전 평가항목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최고의 모공팩으로 떠올랐다.

2위는 키엘 제품(142g·3만8000원)이 3.0점으로 차지했다. 발림성(3.8)에선 1위를 기록했으나 피지 제거(1.6)와 피부탄력 개선(2.2) 항목에선 꼴찌를 했다. 1차 총평가와 성분평가에서도 3위였으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에 최종평가에서 2위로 올라섰다. 안지현 원장은 “5가지 제품에 모두 들어 있는 벤토나이트는 오일을 흡수하는 진흙성분으로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기 쉬운 성분”이라면서 “특히 4번(키엘 제품)은 에탄올과 알코올까지 들어 있어 보습성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평소 건조한 피부라면 피해야 할 제품이다.

3위는 2.8점을 받은 카오리온 제품(50g·1만9000원)이 차지했다. 발림성, 피지제거, 모공축소, 안색개선, 피부탄력 개선을 비롯해 1차 총평가, 성분 평가에서도 2위를 했다. 그러나 자극 정도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안미나 원장은 “멘톨 성분 때문에 눈가에 바르면 자극이 심하므로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평가 대상 중 최저가인 프리맨의 모공팩은 4위에 올랐다. 모공축소효과는 3위였으나 안색개선과 1차 총평가, 성분 평가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특히 성분평가에선 이 제품에게 ‘슈렉팩’이란 애칭을 안겨 준 색소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피현정 대표는 “성분 구성은 평범하나 녹색을 내기 위해 향료를 넣은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최종평가에서 프리맨의 모공팩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슬리의 모공팩을 제쳤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사진=이병주 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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