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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인의를 찾아서] 한양대학교병원 권성준 교수는… 일본서 선진 수술법 익혀

山타기로 체력 다져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남자 2만1344명, 여자 1만293명 등 3만1637명이 위암 진단을 받았다. 이는 같은 해 새로이 암 진단을 받은 모든 환자(21만8017명) 중 14.5%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각종 암 환자 10명 중 약 1.5명이 위암 환자라는 의미다.

위암 발생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에선 맵고 짠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삼겹살 같은 고지방 육류를 불에 익혀 먹는 식습관과 관련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은 탕, 국, 젓갈 등 맵고 짠 음식을 가장 먼저 떠올릴 만큼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져 있다. 성인의 절반 이상이 위염과 위궤양을 한번 이상 경험했을 정도로 위장병에 취약하다.

물론 위암이 위장병 때문에만 발병하지 않는다. 위장병을 부르는 맵고 짠 음식에 길들여진, 잘못된 식습관 외에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흡연,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이 위암 발병에 작용한다.

위암은 간암 못잖은 ‘침묵의 암’으로 불린다. 2명 중 1명 이상이 첫 진단 시 “소화불량 외엔 평소 특별히 이상한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며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고개를 내젓기 때문이다.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위암클리닉 권성준(61) 교수팀이 실제로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를 조사한 자료를 보자. 조기 위암 환자의 57%, 진행성 위암 환자의 35%가 암 진단 당시 소화기 계통의 어떤 이상 증상도 느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1988년부터 지금까지 위암절제수술만 2800여 건이나 집도했을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위암 수술 전문가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유독 많이 발생하지만 발암 초기(1기 미만)에 발견해 근치(根治)수술을 받을 경우 대부분 5년 이상 무병 생존, 완치 가능성이 높은 암이기도 하다.

문제는 암의 진행 속도가 빠른 청년 환자가 많아지고, 민간요법 등 엉뚱한 짓을 하다 적정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아직도 적지 않다는 점이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이 가능해도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예후(치료 후 병의 경과 및 결말을 미리 짐작하는 것)도 좋지 않다.

권 교수팀은 진행성 위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 증진을 위해서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행된 위암의 상태에 따라 전통적인 개복수술을 하거나 복강경 및 로봇을 이용한 최소절개 수술로 환자들의 생존기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 힘쓰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2년 위암 수술 실적이 있는 국내 302개 병원의 진료기록을 분석해 수술 사망률을 평가했다. 수술 후 30일 이내 환자가 사망한 ‘실제 사망률’과 암 병기 등을 감안해 전망한 ‘예측 사망률’을 산출해 순위를 매긴 것이다. 권 교수가 이끄는 한양대학교병원 위암 수술팀은 이 평가에서 최우수 성적에 해당하는 1등급 판정을 받았다.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권 교수팀이 수술한 진행성 위암 환자의 평균 생존율은 3기초반 58.4%, 4기 이후 15.9%였다. 이는 같은 기간 위암 수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던 일본 국립암센터의 3기초반 45.1%, 4기 이후 14.5%보다 각각 13.3%, 1.4% 포인트 높은 성적이다.

권 교수는 “위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자가 고작 20∼30% 선에 불과한 미국인과 유럽인과 달리 우리나라 위암 환자는 10명 중 6명 이상이 수술 후 5년 이상 생존해 완치 판정을 받고 있다”며 “수술을 하는 외과 의사와 환자가 힘을 합치면 극복하지 못할 위암은 없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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