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명품마을을 가다] (13) 경북 군위군 산성면 화본마을 기사의 사진
‘화본역’은 네티즌이 뽑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될 만큼 마을 최고 자랑거리다. 마을 곳곳의 아름다운 벽화들도 관광객들의 시선을 즐겁게 한다. 화본마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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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예술이 만난 마을’ 화본마을은 경북 군위군 산성면에 위치해 있다. 대구 도심에서 승용차로 ‘구절양장(九折羊腸)’의 팔공산 한티재만 넘으면 30∼40분 이내 도착한다. 이 마을 역시 주민 대부분이 60대 이상으로 농업에 의존한 가계소득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2011년 시작된 화본역 그린스테이션 사업, 화본마을 지역 명소화 사업이 마을을 확 바꿨다.

마을길 벽화, 화본역 정비, 화본역 철도관사 리모델링, 폐교된 학교(구 산성중학교)의 근대사 생활 박물관으로의 활용 등으로 지금은 연간 25만명이 찾는 경북의 주요 체험마을로 자리 잡았다. 명물로 자리 잡은 화본역은 1930년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데다 수려한 주변경관과도 잘 어울려 네티즌이 뽑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됐다.

요즘엔 경북관광 순환테마열차를 포함해 상·하행선 하루 세 차례씩 총 여섯 차례 정차한다. 대합실에는 마을 주민들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옛 사진들이 걸려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올망졸망한 볼거리도 많다. 역사(驛舍) 옆에는 박해수 시인의 ‘화본역’ 시비가 있고 시비 앞에는 커다란 이야기책이 놓여 있다. 삼국유사의 내용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놓은 책이다. 역 옆에는 아름드리나무와 사람들이 찾아와 앉아주기를 바라는 테이블이 놓여 있어 커피를 마시기에 안성맞춤이다.

화본역엔 항상 정차해 있는 열차가 있다. 바로 화본역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마련된 ‘레일카페’다. 객차를 개조해 만든 이 곳에서는 차를 마시며 오붓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고 피곤하면 잠시 카페나 소극장에서 눈을 붙여도 괜찮다. 선로 옆 이끼가 끼고 담쟁이덩굴에 둘러싸인 급수탑은 독일 동화 ‘라푼젤’에 나오는 탑 같다. 철로를 가로질러 급수탑까지 가는 산책로에는 각종 꽃들이 만발해 있다.

역 앞 옛 산성중학교에 마련된 ‘추억 박물관’(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은 추억과 낭만을 보관하고 있다. 군위군과 화본마을 주민들이 함께 교실 대여섯 개 정도의 작은 건물을 새롭게 단장해 2012년 4월 문을 열었다. 뽀얀 먼지가 이는 운동장은 영락없는 시골학교 풍경이다. 교실 문턱을 넘는 순간 50년 전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교실 2개의 공간을 합쳐 아예 하나의 작은 동네로 만들었다. 공중전화가 딸려 있는 동네 어귀의 구멍가게를 비롯해 전파상과 만화방, 이발소, 연탄가게 등이 골목길을 따라 늘어서 있다. 골목 모퉁이 연탄가게에는 연탄에 집게가 그대로 꽂혀 있다.

골목 반대편에는 당시의 교실이 재현돼 있다. 교실에는 육중한 나무 책걸상과 분필가루가 날리던 칠판이 있다. 세월의 흐름을 담고 있는 추억의 소품창고에는 ‘포니’ 자동차와 타자기, 잡지와 포스터 등 다양한 소품들이 비치돼 옛 추억이 더듬어진다.

학교 건물 뒷마당에 조성된 ‘추억의 테마파크'는 옛 골목길을 그대로 되살리고 사격장과 사진관 등 다양한 체험관을 만들어 40∼5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주말 숲속 유치원’은 풀과 나무 등 자연환경 속에서 어린이들이 소, 닭 등 동물을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체험의 장이다.

학교 밖에서도 마을의 매력은 이어진다. 화본역, ‘레일카페’와 함께 화본역 근무자들이 사용하던 옛 관사를 재활용한 철도관사 숙박시설 등이 바로 그것이다. 고유의 캐릭터 ‘화본이’와 마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운 벽화들도 관광객들의 시선을 즐겁게 한다.

작은 농촌 마을이 훌륭한 관광지로 발돋움한 것은 윤진기 마을 운영위원장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다 마을 주민과 군위군, 행정자치부(옛 안전행정부)간 유기적인 협력이 이뤄낸 결과다. KBS TV ‘1박2일’ 프로그램으로 소개된 후 주말에는 1500명의 관광객들이 찾는다.

전체 주민이 111가구 234명에 불과한 이 작은 마을이 한 해 평균 25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관광명소로 거듭난 것이다. 화본마을은 지난해 행자부의 ‘2014 우수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전국 1258개의 마을기업 가운데 최우수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화본마을의 추억을 소재로 한 문화콘텐츠 축제 ‘화본아, 가을 놀자’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농촌축제 지원사업 공모에 3년 연속 선정됐다.

‘화본아, 가을 놀자’는 화본마을이 폐교된 학교를 ‘추억박물관’(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으로 꾸며 60∼70년대의 추억을 소재로 한 문화콘텐츠로 경상북도가 선정한 색깔 있는 마을축제로도 지정된 바 있다. 올해 5회째를 맞는 축제는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김영만 군위군수는 “화본마을이 경쟁력 있는 마을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과 화본마을 운영위원회의 역할이 컸다”며 “전국적인 명품마을로 지속될 수 있도록 군에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위=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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