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유경준] 활성화 시급한 지역통계 기사의 사진
우리나라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은 이중구조다. 산업 간은 제조업과 서비스업, 기업 간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 간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대표적이다. 통계에서도 이중구조 문제는 확연하다. 특히 중앙과 지방이 그러하다. 국가 수준의 통계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정책위원회의 의장국에 속할 정도로 통계의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시·도나 시·군·구 차원 통계는 허술하기 그지없다. 예를 들어 각 지방정부가 발표하는 인구 추계를 모두 합하면 전체 인구의 2배에 가까워지기도 한다. 각 지방정부가 장래 예산 확보를 위해 인구를 부풀리는 경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인구 추계 방법을 제각기 입맛에 맞게 자의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자료는 몇 개월의 시차도 없이 바로 추계되어 발표되지만 시·군·구 단위의 지역 내 총생산(GRDP) 자료는 아직 2013년 것도 생산되지 못하고 있다. 2년 이상의 시차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의 발전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측정할지 기준조차 없이 지방행정이 진행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통계청에서 시·군·구 단위의 지역 내 총생산 자료 생성에 직접 도움을 줄 방법은 아직 없다. 다만 시·도 단위 지역 내의 총생산 생성에는 도움을 줄 수 있어 2013년 자료가 이제야 생산되었을 뿐이다.

지방자치가 정착되면서 지역특화 통계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통계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광역자치단체는 계(팀) 단위가 통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기초자치단체는 그나마 별도 통계 조직조차 없다. 지방정부에서 공무원이 부족해지면 우선적으로 통계 관련 부서를 없애거나 줄인 결과다.

통계청은 나름의 지역통계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말 통계청은 시·군·구 인구 추계 시스템을 개발해 전국 지자체에 보급했다. 기존의 장래인구 추계는 전국 및 시·도 단위까지만 작성되었는데 이번 시스템 개발 및 보급으로 이제는 시·도에서 직접 시·군·구의 장래 인구를 추계해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지역 특성을 잘 반영한 통계를 이용해 국민의 삶을 질을 높이고 있는 대표적 사례는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100원 택시’다. ‘100원 택시’는 주민들에게 요금을 100원만 받고 실제 택시요금 가운데 부족한 부분은 지자체가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정책 서비스다.

우리나라 대도시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밤늦은 시간에도 심야버스가 다니고, 스마트폰 앱을 이용하면 버스 도착시간도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러나 농촌에는 아직도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는 오지 아닌 오지가 많다. 통계청의 2010년 농림어업 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농촌마을(행정리) 3만6498곳 중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은 지역은 3370곳(9.2%)이나 됐다.

‘100원 택시’ 운영으로 대중교통의 사각지대에 있는 주민들의 교통 여건이 크게 나아진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렇듯 지역 특성을 반영한 통계를 잘 활용하면 100원 택시와 같이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다수 만들 수 있다.

현재 통계청은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조직 개편의 주요 내용 중 하나가 지역통계 활성화를 위한 통계청의 역할 증대와 역량 강화다. 5개의 지방통계청에 지역통계과가 설치될 예정이다. 시·도 및 시·군·구 차원에서도 통계생산 능력 강화를 동시에 진행해 통계청과 함께 지역 맞춤형 통계 개발에 동행하기를 희망한다.

유경준 통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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