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정치색 자유로울 수 없는 영화들  불가피한 논란이 오히려 홍보 효과? 기사의 사진
[친절한 쿡기자] 영화 ‘연평해전’이 개봉 12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누적 관객 수는 323만2544명입니다. 배경이 된 제2연평해전 13주기를 맞아 더욱 주목을 받았죠. 국회에서 상영회가 열렸고 정치인들은 잇따라 이 영화를 언급했습니다.

영화에는 당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사자 영결식 대신 2002 한일월드컵 폐회식에 참석한 장면이 나옵니다. 김학순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정치적인 부분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관객들의 시선은 달랐습니다. 당시 정권을 향한 간접적 비판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연평해전’은 극우성향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 회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제작비 충당을 위해 진행된 크라우드 펀딩에도 참여한 모양입니다. 한 일베 회원 닉네임이 엔딩 크레디트 기부자 명단에 등장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개봉 이후엔 관람 인증 행렬이 이어집니다. 일베 게시판에는 특유의 손가락 모양과 영화표를 함께 찍은 사진이 연일 올라옵니다.

반대 진영 반응은 싸늘합니다. 이런 움직임에 반감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이콧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그러나 관객몰이에는 지장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시선을 끄는 데 도움이 됐죠.

지난달 24일 개봉한 ‘소수의견’도 정치색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용산 참사를 소재로 한 영화라며 개봉 전부터 말이 많았습니다. 김성제 감독은 “용산 참사가 아닌 철거민들의 이야기”라고 항변했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색안경’을 낀 뒤였습니다.

2년여간 미뤄진 ‘소수의견’ 개봉은 영화계 초미의 관심사였습니다. 배급사가 정권 눈치 보기를 한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흥행에 도움이 된 건 사실입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프로 삼은 ‘변호인’(2013)과 박정희정권 시절의 향수를 담은 ‘국제시장’(2014)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의도와 달리 대단히 정치적인 작품으로 비춰진 겁니다. 막상 영화를 보면 시대적 상황 묘사를 위한 소재였다는 의견이 많지만요. 어쨌든 이슈가 된 건 확실합니다. 두 영화 모두 10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했으니 말이죠.

대다수 감독은 영화에 정치 프레임이 덧씌워지는 걸 부담스러워 합니다. 폭 넓은 영화적 해석을 막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억울해할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적어도 무관심 속에 사라져가는 숱한 작품보다는 많은 이야기가 오갈 테니까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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