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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칼럼] 양당체제 바꿀 때 됐다

“국민통합 등 다당제 장점 많아… 여야 지도부가 소선거구제 폐지로 물꼬 트길”

[김진홍 칼럼] 양당체제 바꿀 때 됐다 기사의 사진
야권발(發) 신당론이 점점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4·29 광주 서을 보궐선거를 통해 금배지를 다시 단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그 중심에 있다. 문재인 대표 체제를 마뜩지 않게 여기는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노(非盧)계 일부 인사들이 신당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보름 가까이 진행된 여권의 내전(內戰)을 계기로 새누리당 내 비박(非朴)과 친박(親朴) 간 신뢰에 금이 가면서 비박과 비노의 중도신당론도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중이다.

신당을 언급하는 많은 정치인들의 속내는 다분히 정략적이다. 내년 20대 총선 때 소속 정당으로부터 공천을 못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신당론으로 표출되고 있는 상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신당이 아니라 개개인의 생존이 주목적이라는 점에서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 천 의원이 추구하는 신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신당이 지역주의를 더욱 고착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신당에는 긍정적인 면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지금의 양당 구도로는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킬 수 없다.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체제라는 얘기다. 역대 총선 투표율이 하나의 근거다. 2012년 19대 총선 투표율은 54.2%, 18대 총선은 46.1%, 17대 총선은 60.6%, 16대 총선은 57.2%였다. 국민 절반 정도가 투표장을 외면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파(無黨派)가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된다. 또 정치권에 대해 ‘일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국민은 5%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다원화된 사회에 맞춰 다당제로의 전환을 모색할 때가 됐다. 다당제가 실현되면 더 많은 국민이 투표장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현재 여야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토대로 기득권을 누리는 계층으로 변해버렸다. 걸핏하면 양쪽으로 나뉘어 으르렁대나, 지역정당으로서 공존하기 위한 의도된 반목이라는 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 폐해는 크다. 간신히 과반을 얻은 정당과 과반에 조금 못 미치는 정당이 수시로 충돌함으로써 민생은 홀대받고, 국론은 분열되기 일쑤다. 어느 정당이 국회 권력을 잡든지 갈등은 상수(常數)다. 이렇듯 거대 양당의 독과점 체제가 지역주의 고착, 국론 분열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통합과 정치권의 효율성 제고, 나아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선 다당제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 다당제가 정착되면 어느 정당도 과반을 확보하기 힘들어 정책이나 노선이 엇비슷한 정당들의 연정(聯政)이 불가피하다. 영남 정당과 호남 정당이 손잡는 것도 가능해진다. 연정은 승자독식의 고리를 차단함으로써 상생의 정치와 ‘안정된 정부’에 보다 가깝게 다가가게 할 것이다.

다당제를 위해선 현행 소선거구제 대신 중대선거구제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도입이 필요하다. 이는 사표(死票)를 줄이고 비례성과 지역대표성을 높이는 장점도 있다.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 1로 하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계기로 선거제도 개혁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20대 총선부터 소선거구제가 아닌 중대선거구제 등으로 치러지길 기대한다.

최대 걸림돌은 기존 정치권이다. 여야가 다당제를 택한다는 건 엄청난 기득권을 포기하는 일이다. 특히 여야 지도부 입장에서는 당이 쪼그라들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양당체제로는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 여야 지도부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형적인 한국정치의 틀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길 바란다.

김진홍 수석논설위원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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