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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뷰-송인규] ‘내 교회주의’라는 우상 숭배

교회의 수적 확장 중시하는 목회자 적지 않아… 항시 한국교회 전체 시각에서 교회 바라봐야

[월드뷰-송인규] ‘내 교회주의’라는 우상 숭배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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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은 하나님께 마땅히 돌려야 할 경배와 헌신을 가로채는 사이비 신적 존재다. 구약에서는 우상이 바알, 아세라, 몰렉, 다곤 등으로 형상화되어 등장했다. 그러나 신약에서는 외적 형상을 갖지 않아도 하나님께 하듯 똑같은 헌신과 충성이 집중되는 대상이면 무엇이나 우상으로 지칭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께서는 맘몬(재물, 마 6:24)이, 사도 바울은 탐심(골 3:5)이 우상과 연관됨을 밝혔다. 이렇듯 하나님께서 앉으셔야 할 권좌에 다른 그 무엇이 자리를 잡으면 그것이 곧 우상인 셈이다. 그렇다면 자기 교회의 수적 확장만을 목회의 모든 것으로 간주하는 일 또한 충분히 우상이 될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우상화 경향을 가리켜 ‘내 교회주의’라 지칭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내 교회주의’라는 우상은 자세히 보면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개(個)교회 중심의 관점으로서 교회에 관한 모든 상황, 형편, 처지를 항시 자기 교회의 입장에서만 파악한다. 이러한 관점에 투신한 목회자는 자기 교회에 유익이 되면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하지만 자기 교회에 득이 되지 않는 일은 그것이 아무리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고결한 사안이거나 중차대한 면모라 해도 철저히 회피한다. 이것은 교회를 집단 이기주의의 표본으로 만드는 제1의 요인이다.

둘째, 교회의 존재이유와 사역 목표를 수적 성장에만 둔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하나님 나라 실현, 세상의 빛과 소금 등을 들먹이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교회의 수적 규모를 늘리는 데만 집착한다. 다시 말해 사역의 모든 부분과 크고 작은 프로그램은 오직 교회의 양적 성장을 위해 시행된다. 만일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면 그런 사역과 프로그램은 가차 없이 잘려 버린다.

셋째, 다른 교회나 목회자와의 비교 또는 경쟁의식에 의해 심화된다. ‘내 교회주의’는 자기보다 더 큰 교회와 비교하거나 더 활동적인 목회자와 경쟁하면서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만일 이러한 자극 요인이 결여되든지 사라진다면 ‘내 교회주의’ 또한 그 폐해가 격감할 것이다. 그러나 목회 현실은 정반대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알게 모르게 여러 우상을 품고 있다. 돈, 성(性), 명예, 과학기술, 민족주의, 개인주의 등은 그 일부에 불과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우상들은 외형적으로 보아 그것이 우상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내 교회주의’는 결코 그렇지 않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우상이지만 겉으로는 매우 종교적이고 신앙적인 껍질을 쓰고 있어서 우상인지조차 식별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과 목회자들은 어떻게 하여 이러한 우상숭배 경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첫째, 교회를 항시 자신의 시각에서만이 아니라 다른 교회의 시각 및 한국교회 전체의 시각에서 보도록 힘써야 한다. 교회 전체적 시각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는 한국교회에 대한 종교 사회학적 연구가 도움이 된다. 통계에 의한 실증 자료와 사회 과학적 발견 사항들은 우리의 편견과 오해를 불식시킬 뿐 아니라 좁은 안목을 넓게 열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둘째, 교회의 수적 확장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질적 성숙의 문제임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교회에 관한 가르침으로 가득 찬 서신 부분을 보면 이 점이 뚜렷이 드러난다. 예를 들면 바울 서신만 하더라도 신학적·교리적 내용과 윤리적·인간관계적 교훈들을 통한 영적 성숙이 초미의 관심사이지 교회의 수적 확장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성경적 목회 원리가 목회자의 심령에 내면화되어야 한다.

셋째, ‘내 교회주의’로 만연한 목회적 세태를 유연하게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내 교회주의’를 표준으로 알고 행하는 목회 현장에서 대세를 거슬러 목회한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목회자들을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과 말씀 중심의 사역 철학으로 부르셨다. 그러므로 매일매일 순간순간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는 심정으로 그리스도의 부르심에 응할 때 ‘내 교회주의’라는 우상은 타파될 수 있을 것이다.

주께서 하나님과 맘몬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하셨듯 목회자는 하나님 우선 원리와 ‘내 교회주의’를 겸하여 채택할 수 없다.

송인규 한국교회탐구센터 소장

◇이 칼럼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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