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이제 알아봐서 미안… 잊지 않을게”   속살 드러낸 명왕성에 네티즌 열광 기사의 사진
무인 소행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관측한 명왕성의 하트 모양 지형(왼쪽 사진)과 네티즌들이 제작한 ‘하트 패러디’. SNS 캡처
[친절한 쿡기자] 버림받은 태양계 끄트머리 얼음덩어리 행성에 지구인들이 환호하고 있습니다. 56억7000만㎞ 떨어진 곳에서 보내오는 사진에 감동한 건데요. 2006년 1월 19일 지구를 떠난 인간의 호기심이 9년 6개월 동안 날아 명왕성의 민낯을 마주했기 때문입니다.

무인 소행성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는 명왕성에서 1만2000㎞ 떨어진 곳을 총알보다 몇 배 빠른 시속 5만㎞의 속도로 스쳐갔습니다. 하지만 짧은 만남이 지구인에게 남긴 여운은 아주 깁니다.

뉴호라이즌스호는 앞으로 1년4개월 동안 명왕성의 표면 사진과 관측 자료를 지구로 보낼 예정입니다. 낮 평균기온이 영하 229도인 이 행성은 태양계 탄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생성과 동시에 얼어붙어 태양계 초기 모습을 담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탐사선이 보내는 사진 한 장 한 장에 경이로워합니다.

무엇보다 명왕성의 하트 모양의 지형 사진이 가장 놀랍습니다. 네티즌들은 일산화탄소가 꽁꽁 얼어붙은 대평원이라는 과학적 사실보다 지구로부터 버림을 받았지만 계속해서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감성적 해석에 열광합니다.

미국 유머 커뮤니시타사이트 나인개그닷컴(9gag.com)에는 19일 뉴호라이즌스호가 촬영해 지구로 보낸 하트 지형 사진에 대한 패러디물이 쏟아졌습니다. 독한 풍자와 조롱으로 가득찬 사이트지만 명왕성 패러디는 이례적으로 사랑과 감동으로 가득했죠.

하트를 들고 따뜻한 미소를 지은 명왕성, 얼굴을 붉히며 하트를 꺼내 보인 명왕성, 쓸쓸한 표정으로 지구의 화답을 기다리다가 뉴호라이즌스호를 보고 밝게 웃지만 금세 지나가자 다시 실망하는 명왕성 등 다양했습니다.

SNS도 명왕성 이야기로 북적였습니다. “잊지 않을게, 이제 알아봐서 미안.” “사랑한다” “고맙다” “미안하다” “매일 밤하늘을 보며 대답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명왕성의 영문 해시태그(#Pluto)를 타고 실시간으로 전해졌습니다.

명왕성은 1930년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했죠. 하지만 명왕성 너머에서 명왕성보다 더 큰 소행성이 발견되면서 2006년 행성 지위를 잃었습니다. 뉴호라이즌스호 발사 직후에 벌어진 일입니다. 그래서 하트 지형에 관심이 더 쏠렸을 겁니다. 명왕성에 대한 관심은 뉴호라이즌스호를 따라 태양계 끝으로 계속 이어질 것 입니다. 과연 얼마나 더 신비롭고 경이로운 사실이 전해질까요? 앞으로의 탐사가 무척 기대됩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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