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電 우리에게 무엇인가] 정근모 前 과기처장관 “에너지 창출 수단으로서 원전 위상 계속될 것” 기사의 사진
정근모(76·사진) 전 과학기술처 장관은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원전 기술을 배웠지만 지난 50여년간 꾸준히 자체적으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며 “이제 역으로 선진국에 원전을 수출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국민일보빌딩 회의실에서 정 전 장관과 인터뷰를 가졌다.

-우리나라에서 원전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미국 스리마일, 우크라이나 체르노빌과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원전 폐쇄를 선언한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선 재생에너지를 육성하고 있지만 원전에 비해 비용이 5∼10배 비싸다. 결국 필요한 에너지 창출 수단으로서의 원전의 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특히 바람과 햇빛 등 자연 에너지 자원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한국의 경우 값싼 원자력을 기본으로 두고, 다른 에너지원을 찾아야 한다.”

-원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어떻게 풀어야 하나.

“안전성과 수용성을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 안전은 논외로 두고, 입지 선정이나 보상 등 수용성은 정치적으로 끊임없이 논의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지금 원전 논쟁에는 이 두 가지 개념이 혼재돼 있어 혼란이 더 크다. 비전문가들이 안전 문제를 따지는 건 말이 안 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구성도 여야가 추천하는 인사 말고, 보다 전문성을 가진 인원으로 구성돼야 할 필요가 있다. 원전은 무엇보다 안전성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안전을 제외한 영역에선 보다 심도 있는 토론과 의견수렴 과정이 필요하다. 안전 문제를 정치논리에서 떼 내는 게 갈등을 봉합하는 첫걸음이다.”

-원전 수출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시급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인력 양성이 우선이다. 한전은 UAE 원전 수주 이후 2011년 경북 울진 고리원전단지 안에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를 설립했다. ‘학자’가 아니라 해외 원전 건설과 관리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실무자’를 키운다는 취지다. 물론 원전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와 정부의 원전산업 육성책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블루오션 산업에 직접 뛰어들 젊은 인력 창출이 가장 시급하다.”

-향후 원전 수출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하나.

“미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원전이 100개가 넘는데 한없이 수명연장을 할 수는 없다. 이를 대체할 전력 발전소가 필요하다. 원전 기자재 제작기술을 계속 발전시키는 한편 원전의 안정성 관련 투자를 늘리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등 전력이 부족한 국가와 원전 기술협력도 추진해야 한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산전국(産電國)으로 거듭나는 길이자 수출강국으로 다시 한번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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